날짜: 2011.12.27
저자: Ken Doctor 저, 유영희 역
출판사: 21세기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6,000원

원제는 뉴스와 경제를 합한 Newsonomics라는 단어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뉴스의 종말이라는 좀 더 강한 느낌이 드는 단어로 한글판은 나왔다. 그리고, 원어판의 부제인 '당신이 받는 뉴스를 만들 12가지 트렌드'가 좀 더 책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전체 내용 중에서 서문에 있는 '숫자로 보는 뉴스혁명' 부분이 간단하면서도 변화하는 현황을 가장 설득력있게 개량화해서 잘 보여주고 있으며, 각각의 트렌드는 미디어 산업에 몸담고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인지 내용이 빨리 이해되지 않았다.

덕분에 실제로는 송년회 덕분일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데 집중도 덜 되고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문, 방송 등 미디어 산업의 변화방향(주로 인쇄매체이긴 하지만)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두 나라의 면적과 인구 차이로 인해 영향의 폭이 미국과 같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그런 변화가 어떤 형태로든 우리나라에도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것이 기존의 것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리라고 본다. 기존의 것을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만큼 새로운 것으로의 이동은 있겠지만, Video killed the radio star, Radio ga ga 등의 노래와는 달리 라디오가 아직도 살아있듯이 기존 미디어의 규모의 변화만 있을 것 같다. 대신 살아남는 자의 대열에 서지 못하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겪을수도 있겠지만...

끝으로 12가지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책을 읽어보면 무엇에 대한 트렌드인지 생각이 나지만, 안읽은 사람에게는 내용을 추정하기 쉽지 않은 제목들이기는 하다.
- 진화하는 콘텐츠의 시대, 당신이 편집자다
- 디지털 12기업이 지배할 것이다
- 지역, 재배치와 재장전
- 과거의 뉴스 세계는 사라졌다
- 대통합, 또는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사용하는 기술
- 지금은 '프로암' 세상
- 기자, 블로거가 되다
- 틈새를 공략하라
- 10퍼센트의 법칙 적용하기
- 최적의 미디어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
- 저널리스트여, 멀티태스커가 되라
- 간격이 넓으니 조심하세요

날짜: 2011.12.14
저자: Eric Qualman 저, inmD 역
출판사: 에이콘
이미지: 예스24
정가: 16,500원

주변에 있던 소셜미디어에 대한 책 중에 마지막 것인데, 이 책은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가 되는) 기업의 입장에서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조언하는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실 자체는 이전에 읽었던 것 외에 그렇게 눈에 띄는 새로운 것은 없지만, 접근 방법이 다르다 보니 이야기를 서술하는 방식도 전혀 다른 것이 개인적으로는 특이했다.

기업과 같이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에 대응해야 하는 입장이 아니어서 그런지 관점에 대해서는 흥미있게 여기면서도, 책 내용 전반에 대해서는 읽는 시간에 비해 얻는 것이 많지 않아 좀 아쉽기도 했다.

이 글을 쓰려고 예스24에서 이미지를 찾다 보니 몇 개의 장을 추가하여 새로운 판으로 책이 나올 계획인 것 같다. 아무래도 기업의 입장에서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 가에 대해서 도움이 될만한 내용이라 그런지 개정판 작업이 가능할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게시판을 보면서 웹이라는 것도 홈페이지 보다는 사람에 의해 내용의 빠른 추가가 가능한 게시판이 주류를 차지하리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거기에 사람과의 유대가 더 강해지면서 소셜미디어라는 것으로 진화되지 않았나 싶다. 대신 게시판에서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던 익명성이라는 것은 잃게 되기 때문에, 현재의 웹 모두를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가정도 세워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많은 사용자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특정 소셜미디어에 쏠리면서 부수적으로 발생한 빅데이터 현상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방안을 만드는 것에 요즘 골머리를 썩히는 입장이라 아무런 이유없이 소셜미디어가 미워지고 있다.

날짜: 2011.11.25
저자: Clay Shirky 저, 송연석 역
출판사: 갤리온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웹2.0, 소셜미디어의 탄생으로 인한 변화를 경제나 기술 측면에서 둘러본 책은 많았지만, 사회학의 측면에서 들여다 본 책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롱테일 경제학이나 프리에서 이야기되었던, 무언가를 하는, 특히 이런저런 그룹을 만들거나 행동하는, 것에 필요한 비용을 '0'으로 바꾸면서 그것이 사회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잘 들여다 본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도 어떤 부분을 고민해야 하고, 어떤 것을 주변에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받을 수 있었기에 영감 부여 측면에서도 좋은 책이었다.

대부분의 사례가 미국에서 일어난 현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경우를 많이 보고 있어서 낯설다는 느낌도 별로 들지는 않았다. 이바나의 휴대폰, 플래시몹, 미트업, #joiito 등은 이름은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형태의 일들이 생겼고, 그로 인한 변화도 봐왔으니 말이다.

다만, 그런 변화를 계속 보고 있으면서도 전체적인 흐름을 저자처럼 읽어내지 못한 것이 차이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2008년에 쓰인 책이라 변화가 빠른 이 바닥에서 뒤처진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하면서 읽었는데, 왜 다른 책들에서 이 책의 관점을 인용하고 있는지 이해될만큼 지금 읽어봐도 무방할 내용을 담고 있다.

평범한 영어문장인 제목을 사람들에 관심을 끌기 위해 좀 특이한 형태로 만들어서 책 제목을 들을때는 이질감을 많이 느꼈는데, 내용 면에서는 소셜미디어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되지 않는가 싶다.

날짜: 2011.11.21
저자: 현대경제연구원 저
출판사: 원앤원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경제/경기, 산업활동, 고용/임금, 기업경영, 정부재정, 물가, 통화/금융, 국제거리, 삶의질, 사회복지, 녹색성장이라는 11가지 영역에 59가지 각종 지표를 이용하여 우리나라의 현황을 짚어보는 책이다.

각 지표에 대한 설명과 전망 뒤에는 그 지표를 설명한 연구원의 이름과 이메일주소가 나와 있어 의문사항이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형태로 된 점은 잘 구성한 것 같다.

지표 하나만으로 책 한권이 나올 주제가 되기 때문에 그 지표에 대한 설명과 우리나라 상황에 투영하는 것이 잘되어 있긴 하지만, 지표에 대한 사전 이해가 부족한 경우에는 상세한 설명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것 같다.

지표별로 다른 연구원이 글을 쓰다보니, 지표의 마지막에 나와 있는 개선과제가 해당 지표에는 최적화되어 있지만 책 전체에서 보면 일관성을 가지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어쨌든 거시적으로 우리나라 현황과 미래의 전망을 들여다보고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는 기회라는 측면에서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다. 다만, 거시지표라고 쓰지만 실제로는 거시경제에 대한 사전이해가 있어야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의 마지막에는 각 지표를 구하는데 이용한 자료제공기관과 자료명이 나와 있어서 해당 지표를 실제로 구성해보려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날짜: 2011.11.9
저자: 김상훈&비즈트렌드 연구회 저
출판사: 한스미디어
이미지: 예스24
정가: 13,000원

책이 쓰여진 2009년 시점에서 3년 정도 이내의 기간에 발생할 마이크로 트렌드를 정리한 책이다.

경제경영, 소비, 사회, 문화, 기술 5개 영역에 각각 9가지로 총 45개의 트렌드가 있는데, 책이 쓰여진 시점에서 2년 가까이 흘러서 그런지 실생활에 이미 나타난 것도 있고, 현재 진행중인 것도 있고, 개인적으로는 아직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것도 있었다.

특히, 소비 분야에서 소비의 양극화 성향, 디지털 네이티브, 뉴 시니어 등은 참조해 볼만한 좋은 관점으로 보였다.

클래식 음악, 와인과 같은 것을 고급문화라고 지칭하는 것은 그네들의 마케팅 전략에 의해 만들어지는 문화를 고급, 저급으로 분류하는 프레임을 저자들도 알게모르게 가지게 되어 지칭하는 것 같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차라리, 대중보다는 소수의 애호가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가 대중으로 확산된 것으로 정리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앞에서는 글로컬라이제이션보다는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이 더 좋은 접근으로 이야기 되다가 몇 장 뒤에서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사례를 나열하고 있는 것은 내용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미래/트렌드를 주제로 책을 골랐더니 3권 연속으로 동일한 출판사의 책을 읽는 것이 좀 신기하기도 했다.

날짜: 2011.11.7
저자: 김중태 저
출판사: 한스미디어
이미지: 예스24
정가: 17,000원

어쩌다 보니 같은 저자의 책을 2권 연속으로 읽게 되었다. 전작은 모바일을 주제로 해서 쓰여진 것이라면, 이번 것은 요즘 떠오르는 소셜네트워크를 대상으로 해서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과 그를 바탕으로 하는 미래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두 책이 쓰여진 간격이 길지 않아서인지, 두 책의 주제가 중첩되기 때문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솔직히 두가지 모두 원인이라 생각하지만),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사례 중 이전 책에서 본 것도 제법 있었다.

그래도, 내가 보지 못하고 있던 SNS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있어서 꽤나 재미있게 읽어나갈수 있었다. 고기BBQ, 네이키드 피자, 일본 .지자체의 한국어 사이트, 트위터 부가서비스, 얌머 등은 어렴풋이 들어보거나 거의 모르던 사례들이었는데 일을 기획하는데 많이 참조해볼 만한 것들로 보였다.

책에서 잠깐 얘기되었지만 flog라는 말을 만들어내게 한 에델만의 사례는 소셜네트워크에서의 성공사례/신화가 얼마나 쉽게 만들어지고, 잘 확산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물론 SNS를 지지하는 입자에서 본다면 다른 이를 속이려는 시도가 얼마나 잘 발견되고, 그 정보의 신속한 확산으로 다른 이의 시도를 억제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지만.

그리고, 책에서 국내에서의 성공사례로 제기된 블로거가 올해 7월경 파워블로거 논란을 만든 사람들이라는 것은 아이러니였다. 어찌보면 한국에서 블로그의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친 분들이었지만, 그들이 공동구매라는 돈과 연계되고 그 과정에서 받게 되는 홍보수수료(?)의 유혹에 얼마나 쉽게 무너졌는지는 참 안타까운 일이었다.

책에서 심도깊게 논의되지는 않았지만, 상업성/비상업성의 경계가 모호한 인터넷/웹2.0/소셜네트워크의 세상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개개인도 본인의 신용도/평판이라는 것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고. 1990년대 초에 인터넷이 상업화가 되었기때문에 소셜네트워크(블로그를 포함해서)가 비상업적일수만은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비상업적인 듯한 모습을 하면서 이득을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한 대응이 있어야 될 것 같다.

날짜: 2011.11.2
저자: 김중태 저
출판사: 한스미디어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먼저 읽었던 책의 저자인 김지현씨와 더불어 IT 분야에 대해 괜찮은 글을 많이 인터넷에 올렸던 김중태씨가 지은 책이다. 김지현씨는 'oojoo'라는 사이트 주소만 기억하고 있어 이름을 몰랐던 데 비해, 이 분은 '김중태의 IT문화원'이라는 본명을 포함한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어 저자만 보고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모바일 혁명과 그에 따른 미래의 변화를 거시적인 시각으로 담고 있지 않고, 나타나는 현상과 그것에 기반한 미래를 진단하는 형태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주요 변화와 진단하는 시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 좀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모바일이라는 단어를 휴대폰에만 적용시키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장비(네비게이션, PDA, RFID)에 대해 적용시킨 것은 차별화된 접근법으로 보였다.

아이폰과 잘 결합되어 이름을 알렸던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저자는 미래를 이끌 주요 응용 분야로 생각하고 있어 이에 대해서는 시각이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저자가 생활을 지배하는 세 가지 법칙이라고 거론한 시간 총량, 지불 총량, 우선순위 법칙 이 3가지는 실제로 살면서 새로운 응용/가젯이 나왔을 때 그것을 사용할 것인지 판단하는데 개인적으로도 비슷하게 적용했던 것들이라 괜찮은 판단 기준이라 생각된다.

조금 아쉬운 것은 책이 쓰여진 때가 2년 전이어서 그런지 책에서 미래의 응용이라 거론되는 것의 상당수가 구현되어 있는(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책이 쓰였을 시점에서는 미래에 대한 분석일수도 있었겠지만...

한가지만 덧붙이면, 지금까지 '비지니스'라고 한글로 써왔는데, 이 책 제목을 보면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비즈니스'가 표준어가 맞다.

날짜: 2011.10.29
저자: 김지현 저
출판사: 21세기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4,000원

저자 소개에 대한민국 최고의 모바일 전문가로 되어 있어서 누구인지 궁금했는데, IT 동향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 때 들리곤 하던 블로그(oojoo.co.kr)를 운영하던 분이었다.

모바일 분야에서도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는 기기와 이동형 무선인터넷 또는 모바일 인터넷이라 불리는 통신망을 대상으로 하는 변화에 대해(극단적으로는 아이폰 이전과 이후의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모바일 이전 시점부터 해서 전세계와 한국의 흐름을 잘 짚고 있으며, 현재 진행중인 방향, 미래에 대해서도 트렌드를 잘 따라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쉬움도 좀 있었다.

GSM 계열의 3G의 기술로 HSDPA, CDMA 계열로 EVDO Rev(LGT의 EVDO Rev는 2.5세대이긴 하지만)가 있는데 책에서는 3G(HSDPA), EVDO Rev.(LGT)라고 기술되어 앞에서는 통신기술 세대(기술명), 뒤에는 기술명(통신사명)이라는 이상한 조합으로 나열되어 있고, 웹이라고 써도 될 것을 굳이 WWW로 써서 읽기에 좀 불편하기도 했다.

이런 사소한 것보다 더 큰 점은, 구글이라는 회사의 본질과 그것이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명쾌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쓴 것이 아닌가라는 것이다.

구글을 피상적으로 보면 검색시장을 집어삼키고 그것을 기반으로 여러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라고 이해될수도 있겠지만, 이전에 읽었던 '구글드'라는 책에서 나와있듯이 구글이라는 회사의 수익 모델은 광고이고 거기서 나오는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각종 서비스를 개발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회사이다.

구글이 잡아먹고 있는 광고시장에 신문, 방송분야에 수익을 가져다주던 광고시장도 포함되어 있기에 그런 미디어 기업도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게 된 것이다. 미디어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것이 신문이나 방송을 볼 시간을 인터넷과 함께 보낸다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수익의 문제가 더 치명적이라고 개인적으로는 보고 있는데, 책에서는 후자가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구글과 애플의 AdMob인수전도 구글이 모바일 광고라는 새로운 시장에서도 지금과 같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은데, 국내 포털의 광고시장의 이야기 후에 구글과 애플의 이야기가 나오고 향후 국내 모바일 광고시장을 전망해 보는 것은 일관성이 없어보였다.

수익구조 측면에서 모바일 혁신을 들여다본다면 신문, 방송측의 절박한 입장, 수익모델창출 측면에서 안드로이드 등 구글의 모바일 산업에 대한 접근을 연결해 나가면서 좀 더 괜찮은 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날짜: 2011/10/27
저자: 하야시 노부유키(林信行) 저, 정선우 역
출판사: 아이콘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3,000원

제목만 봐서는 스티브 잡스의 탁월한 선택들(전기)과 애플이라는 기업이 어떻게 미래를 계획(경영서)하는지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을 것 같지만, 책의 내용을 원제(아이폰 쇼크)의 의미대로 아이폰이 일본에 어떤 충격을 주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일본에서 2007년에 출간된 책으로 아이폰이 일본에 소개된 이후의 일을 다루고 있어, 2010년에 한글판이 나왔지만 한참 오래전 일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이폰이 한국에서 2009년 11월말에 처음 출시되었으니 그 시점으로 봐서는 한글판 출시 시점이 많이 늦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이폰이라는 브랜드 보다는 잡스의 이름값이 책 판매에 더 도움이 되리라 판단한 것 같았다.

휴대폰 업계에서는 지금 거의 섬이 되어있는 일본이 아이폰의 출시에서 무엇을 반성하고 어떻게 미래를 꾸려나갈 것인가에 대해 꽤나 설득력있게 정리된 책이라 내용은 어렵지 않게 잘 읽혔다.

다만, 일본의 현실을 부정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애플(과 아이폰)을 너무 훌륭한 존재를 만들어버려서, 개콘에서 요즘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읽는 내내 떠올랐다. 김원효가 말하는 '안돼~~'가 아닌 애플은 '이래서 돼~~' 버전으로...

일본 기업이 창조적 파괴가 없어서 문제라기 보다는, 세계시장이 너무 잘 연결되어 미국의 한 기업에서 발생한 창조적 파괴가 일본 기업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 신자유화가 문제의 원인이 아닐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더 경쟁력있는 제품을 더 싸게/쉽게 살 수 있어 좋을수도 있겠지만.

날짜: 2011/10/24
저자: Gordon Bell, Jim Gemmell 저, 홍성준 역
출판사: 청림출판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수석 연구자로 있는 고든과 짐이 기억의 보관(실제로는 겪는 일의 보관)과 꺼내보기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빌게이츠가 서문을 쓴다는 것이 마케팅 측면에서 많이 도움이 되는지 영어판, 한글판 모두 빌게이츠 서문을 앞세우고 있다.

저자는 컴퓨터의 처리능력이나 저장능력의 향상 등에 도움받아 사람의 평생동안 생기는 일을 기록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그것에 대해 생기는 다양한 찬반의견에 대해 나름대로의 논리를 가지고 설득하는 것까지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사람의 기억과 실제 일어난 일이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걸 소재로 라쇼몽 같은 영화도 만들어졌고, 동일한 사건에 대해 나와 다른 사람의 기억이 다른 것을 경험한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모든 것을 기록, 보관하는 것이 맞는지는 의문이다.

가끔씩실제로는 종종 과거의 물건을 잘못 버리거나 삭제하거나, 어떤 일에 대한 기억을 잊어서 애먹는 경우가 생기지만,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기록하는 라이프로거가 된다는 것은 매우 갑갑할 것 같다. 본인이 자신의 빅브라더가 되는 느낌 같다고나 할까...

예전에 영화를 모은답시고 몇년 동안 모아봤는데, 어느 순간엔가 그것을 1번 보고 모으고만 있지 다시 보지는 않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모두 버린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하루동안 생기는 모든 일을 기록하기 위하여 몸에 카메라와 녹음기를 달고 사는 것은 생산적인 일을 하는 데 쓰는 시간보다, 그것을 정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것 같아 절대 반대하는 입장이다.

물론,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기술여건이 많이 좋아졌으며, 그것을 기반으로 라이프 블로거도 많이 생기는 상황이긴 하다. 디지털카메라에 GPS가 내장되어 사진을 찍으면 그것이 어디서 찍혔는지 위도,경도 기준으로 기록이 남고, GPS가 내장된 기기를 이용하여 사람이 운동/활동한 경로를 자동으로 저장하는 등 별도의 노력 없이도 생활의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능하도록 계속 기술이 발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그것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생활의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보관했으면 하는 것을 더 편하게 저장,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처럼 모든 것을 저장, 관리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논외로 하고...

로빈 윌리엄스가 나왔던 파이널 컷과 같은 내가 죽은 이후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한 모든 것을 마음대로 들여다 볼 수 있고, 그것을 그 사람의 의도에 따라 좋게(혹은 나쁘게) 편집될 수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까.
그리고, 우리나라가 몇 년 전에 매장할 묘지가 없어서 한 번 대란을 겪은 것처럼, 모든 사람이 자신의 평생 기록을 디지털화 해서 남긴다고 하면 그것을 대대손손 남기는 방법에 대한 기준을 정하느라 대란을 겪지 않을까.

날짜: 2011/10/18
저자: Ken Auletta 저, 김우열 역
출판사: 타임비즈
이미지: 예스24
정가: 20,000원

먼저 읽었던 구글노믹스와 읽는 순서가 반대로 되었어야 적합할 책이었다. 구글이 설립된 1998년부터, 아니 두 설립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어떻게 커왔는지부터, 2008년까지 구글이라는 기업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가 미디어 업계라 할 수 있는 뉴요커에서 일하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 사업이 직접 타격을 미치는 곳이 미디어 산업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구글과 미디어 산업과의 관계가 주로 다뤄지고 있다.

구글로 인해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사람의 생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서 책을 보게 되었는데, 크게 영향을 받았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신문, 공중파TV, 케이블방송, 광고업계와 같은 곳이 근본부터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좀 의외이기도 하면서 책을 읽는 동안 타당하게 생각되었다.

두 설립자 외에도 에릭 슈미트, 빌 캠벨 등 안팎에서 구글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얘기, 멘로파크 등 실리콘 밸리 동네의 얘기 등등 책을 읽는 재미는 꽤나 쏠쏠했다. 개인적으로는 막연한 구글노믹스 보다는 사실에 기반한 이런 얘기가 더 재밌는 것 같다.

저자는 기업을 물결을 일으키는 자, 올라타는 자, 쓸려 없어지는 자의 3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아직 성장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기업이긴 하지만 구글도 언젠가는 쓸려 없어지는 자가 될 것을 생각하면 그 때는 어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녀석들이, 빌게이츠의 말처럼 지금 차고에서 뭔가 개발하고 있을지 몇년 후에 개발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타나게 될 지 궁금하다.

구글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이 책이 광고라는 구글의 수익분야에 관심을 너무 기울이다 보니 구글이 베타서비스라는 형태로 사용자에게 제공하다가 없어지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는 것이다. 프로젝트 팀원끼라 구글 그룹스를 잘 써왔는데 그것도 몇개월 뒤 없어진다는 공지가 나온 후 없어져버렸고, 나름 야심차게 준비했을 구글 헬스도 내년초가 되면 없어진다고 공지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공짜 이용자여서 서비스의 생성/소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좀 애매한 입장이긴 하지만 나름 잘 쓰는 서비스가 없어진다는 것은 그리 좋은 기분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잠시 방문후에 원하는 콘텐츠가 있는 곳으로 옮겨가는 검색서비스가 주업인 구글이 페이스북을 가장 강력한 적수로 SNS인 페이스북을 꼽은 것도 의외였는데(이 이유에 대해서는 책에서 수익원인 광고 측면에서 잘 설명하고 있지만), 야후가 이용자가 포털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다가 구글에게 발목을 잡혔는데 구글이 야후의 전철과 비슷한 구글 플러스 서비스를 하는 것에 어떤 영향을 미래에 미치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구글은 자신의 구호처럼 여전히, 아님 회사가 없어질때까지 계속,'Don't be evil' 할까...

날짜: 2011/10/10
저자: Jeff Jarvis 저, 이진원 역
출판사: 21세기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8,000원

'구글이라면 무엇을 할까?: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사에 대한 역공학(분해공학)' 정도로 직역되는 책 제목이 구글노믹스라는 구글과 경제학(Economics)이 조합된 형태의 새로운 (영어)제목으로 만들어졌다. 좀 심심하지만 내용과 바로 연결될 책 제목이, 사람의 관심은 끌 수 있지만 내용과는 거리가 있어 제목에 대한 기대가치와 책의 내용의 간극때문에 책을 읽는 초반에는 좀 헤매게 만들어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고 하면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저자가 언론인 출신이어서 그런지 내가 느끼는 구글 현상에 대한 것과는 조금 다른(그래서 한번씩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시각에서 분석을 하고 있었다.

책은 크게 2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앞부분은 구글의 등장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구글 규칙이라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고, 뒷부분은 그것이 현재 산업에 적용된다면 어떻게 모습이 바뀔 것인지에 대한 분석(또는 예언)을 하고 있다.

뒷부분에서는 신문, 엔터테인먼트, 책, 광고, 식당, 쇼핑(소매), 발전(에너지), 통신, 항공사, 부동산, (벤처)자본, 은행, 병원, 보험, 대학교, 정부 분야에 대한 구글 규칙으로 인한 변화를 예측하고 있으며, 홍보(PR), 변호사와 종교 영역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다.

책 제목으로 인해 내용을 잘못 예측한 것과 내가 느끼는 구글의 모습과는 다르게 저자가 구글 규칙을 정리하고 있어 앞부분을 읽는 동안에는 내용이 산으로 가는 느낌이었는데, 후반부는 허황될수도 있지만 나름 저자가 자신의 분석으로 각 산업의 미래를 점쳐보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과연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중은 모두 악하지 않고, 구글도 구호처럼 악하지 않은 것일까?

날짜: 2011/10/4
저자: Richard H. Thaler, Cass R. Sunstein 저, 안진환 역, 최정규 해제
출판사: 리더스북
이미지: 예스24
정가: 15,500원

최근에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행동경제학에 대한 책이면서, 정부의 정책수립 방안에 대한 조언도 있기 때문에 행정학 대학원 수업에서 몇번씩 거론(실제로는 수업시간에 활용)되던 책이다.

경제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 행동경제학은 이름은 들어봤어도 무엇이 기존 경제학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책에서(이 책의 해제를 담당한 최정규 교수는) 기존의 경제학이 가졌던 합리성과 이기성을 갖는 완벽한 경제주체라는 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설명은 간단하면서도 쉽게 이해되는 설명인 것 같다.

그리고, 저자는 이에 대해 책에서 인간은 제한적 합리성, 자기통제력의 결여, 사회전 영향력이라는 세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양당체제를 가지고 있으면서 정부의 기능에 대해 공화당은 시장의 능력을 믿고 정부는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민주당은 시민의 보호를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면 해야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시민의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선택에 따르는 불편함이나 비용은 최소화하는 넛지라(라고 했지만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로 하면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될) 이름붙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의 입장 모두를 존중하는 제3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넛지를 이해시키기 위해 저축, 투자, 신용(모기지, 학자금대출, 신용카드), 사회보장, (미국)의료보험, 장기기증, 환경보호, 결혼에 대한 또다른 시각을 보였고, 기부, 자선, 세금 환급, 스틱닷컴, 금연, 오토바이 헬멧, 도박, 헬스, 낙태, 에어컨 필터, 매니큐어, 이메일 발송 전 검사에 대해 간단한 넛지형 대안을 검토했다.

적용가능한 넛지로 디폴트, 오류 예상, 피드백, 매핑, 조직화, 인센티브 등을 검토했는데,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 살펴보면 실제 정책 대안으로도 고민가능한 것이 많이 있어보인다.

책의 마지막을 보면서 조금 의외였던 것은 요즘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주도하는 곳이 프리드먼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시카고 학파인데, 그와는 다른 시각을 가진 저자인 탈러 교수도 현재 시카고 대학의 부스 비지니스 스쿨 교수라는 것이다.

날짜: 2011/9/29

저자: Apostolos Doxiadis, Christos 저, Papadimitriou Alecos Papadatos, Annie di Donna 그림, 전대호 역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이미지: 예스24

정가: 14,800원

책의 부제와 같이 버트런트 러셀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유럽의 근현대에 어떻게 수학(구체적으로는 논리학과 집합론)이 발달되어 왔는지에 대하여 저자가 만화라는 형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의 고민을 넣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간에 대화하는 내용까지도 책 안에 포함되어 있는 조금은 특이한 방식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논리학이라는 쉽지 않은 학문을 일반인이 좀 더 쉽게 이해하기 만든다는 측면에서는 볼 때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괜찮은 장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만화로 되어 있어서 기존에 읽고 있던 행동경제학 서적인 넛지의 진도가 안나가는 사이에 간단하게 책을 한 권 읽어볼 셈으로 잡았는데, 책이 다루는 학문이 간단할 수가 없는 것이라 읽으면서 꽤나 머리속이 복잡해져 옴을 느꼈다.

하지만,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복잡하지 않게 20세기 초반에 중요한 수학자들에 대해 들여다 볼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리스인이 쓴 책 답게 책은 신화(오레스테이아)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다.

헌데 왜 20세기 초에 천재라 불리는 사람은 광기를 보이다 정신병 관련 문제로 비참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은지 모르겠다. 현재의 천재들에게도 그런 일이 생기고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걸까?

날짜: 2011/9/16

저자: Toby J. Velte, Anthony T. Velte, Robert Elsenpeter 저, 윤종천 역

출판사: 길벗

이미지: 예스24

정가: 20,000원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나온 이후 최근 몇년사이에 많이 부각된 녹색IT에 대해 정리된 책의 번역서이다.

Hot Aisle/Cool Aisle을 이용한 서버실 배치는 몰랐던 괜찮은 아이디어였고, 전력소비 측면에서 서버 가상화를 접근하는 것도 수치로 결과를 비교해 주니 좀 더 실감이 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전형 미국책을 볼때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책이 많이 심심하고, 이 책은 거기다가 좀 급하게 만들어진것처럼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고 놓치는 부분(또는 책을 쓸 2008년과 지금의 기술차이로 인해 놓치는 부분)도 심심찮게 보였다. (거기에 뜬금없는 월마트 사례라니...)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번역의 수준이었다. 어설프게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 문장 단위로 읽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한 때 번역으로 생활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 보면 외국어라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말 외에에 숨어있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곤 하는데, 책을 보면서 그 때의 치기가 지속적으로 떠올랐다.

무식한 내 눈에 띈 것만해도 미국 주 중의 하나인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가 '로데 섬'이라고 나오고, 미국은 보통 도시명, 주명의 형태로 쓰기 때문에, 텍사스 주 매키니, 콜로라도 주 오로라(월마트의 표현으로는 Aurora, Colorado & Mckinney, Texas)를 '매키니, 텍사스, 콜로라도 그리고 오로라'라는 순서도 뒤죽박죽인 알 수 없는 단어의 나열로 나온다.

IT용어도 연속된 두 페이지에 RAID가 각각 Redundant Array of 'Inexpensive' Disks와 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로 나오는(후자가 맞음) 등 번역하느라 고생하신 분에게는 미안하지만 교정이 치밀하게 되지 못했는지 책을 읽는 사람을 편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중간중간에 많이 띄었다.

나름 트렌드에 맞춰 나온 책이며, 정보시스템 도입을 계획하거나 IDC,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기회가 될때마다 참고해야 할 책이지만, 번역의 품질이 그 가치를 깎아먹은 것 같다.


날짜: 2011/9/14

저자: 김정운 저

출판사: 쌤앤파커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3,000원

강연을 잘하시는 분이라 소문이 자자해서 읽어본 책이다. 책 전체를 꿰뚫고 있는 주제도 재밌게 살라는 것인데, 책 자체는 기대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본인을 비롯한 가족, 주변 친구들을 드러내면서 사례를 만들고 그것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을 택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례를 유쾌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이렇게까지 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되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읽는 것이 편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 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직장생활을 잘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내 생활 또한 그 과정에서 가족, 친구 등 주변사람들과 친밀해지는 기회를 놓치고, 은퇴이후의 생활에 대한 아무런 대비를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 또한 들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럼 사는데 있어서 재미는 어디서 오는걸까? 지금은 예능프로그램 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 소소한 낙인데 이건 재미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날짜: 2011/9/10

저자: Chris Anderson 저, 정준희 역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이미지: 예스24

정가: 15,800원

'롱테일 경제학(The Long Tail: Why The Future of Business is Selling Less of More)'의 저자이자 와이어드(Wired)라는 소스 프로그램은 없지만 IT를 이해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의 편집자인 저자가 Free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파레토(Pareto)의 법칙이라 부르는 80/20의 법칙이 기존의 시장(이번 책에서는 '원자'로 표현)에 적용되는 기준이라면, 물리적인 전시공간이 없는 인터넷(이번 책에서는 '비트') 세상에서는 더욱 소수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령하지만 전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져 꼬리부분도 매출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롱테일 이론에 이어,

가격의 자유와 권리/제약의 자유 두가지의 뜻을 가지는 Free라는 개념이 디지털 세상에서는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가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책이다. 디지털 문화의 선두에 있는 입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내서 쓴 글이기에 치밀한 이론서라기 보다는 실용서적에 가까운 느낌이다.

책의 마지막에 디지털 세상에서의 공짜에 대해 잘못된 14가지 인식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책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1. 공짜 점심은 없다
2. 공짜에는 항상 숨겨진 비용이 있다/공짜는 속임수다
3. 인터넷은 이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공짜가 아니다
4. 공짜는 전적으로 광고 덕이다(그리고 그에는 한계가 있다)
5. 공짜는 '늘어나는' 광고, '줄어드는' 사생활 보호를 의미한다
6. 무비용=무가치
7. 공짜는 혁신을 좀먹는다
8. 해양 고갈, 불결한 공중화장실, 그리고 지구온난화가 공짜의 실제 비용이다
9. 공짜가 해적 행위를 부추긴다
10. 공짜는 공짜를 당연시하는 세대를 양산한다
11. 공짜와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12.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13. 다른 누군가가 공짜의 비용을 지불할 경우에만 공짜는 쓸모가 있다
14. 공짜가 프로들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아마추어로 메우고 있다. 그 결과 질적 저하가 초래되고 있다

그리고, 50가지의 성공한 인터넷 비지니스 예시가 있으니 인터넷 사업을 할 생각이 있으면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저자는 어느정도 이상 수준의 공짜 서비스와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지 않을 프리미엄 서비스 전략이 디지털 세상에서 유용할 전략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의 실천을 위해서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서 전체 버전은 공짜로, 듣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여주는 요약보는 유료(프리미엄 버전)으로 해서 인터넷에 공개(http://www.longtail.com/the_long_tail/2009/07/free-for-free-first-ebook-and-audiobook-versions-released.html)하고 있다.


날짜: 2011/8/10

저자: Eduardo Porter 저, 손민중, 김홍래 역

출판사: 김영사

이미지: 예스24

정가: 14,000원

제목에 나타나 있지만 가격에 대한 책이다. 가격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미시경제학의 기본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경제학에 발가락을 한 번 담글 수 있게 하는 정도의 맛보기 책이라고 보이기도 한다.

사물, 생명, 행복, 여성, 노동, 공짜, 문화, 신앙, 미래의 8가지 주제에 대해 사람이 가격을 어떻게 매기는지를 국가별, 시대별로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과 그 외 가격결정 요인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소득이 낮아질수록 신앙생활을 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소득이 낮아질수록 보수층에 대한 지지가 높아진다는 경제학자 입장에서의 분석결과는 좀 씁쓸하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입장을 보인 카톨릭 신자는 줄어들지만 더욱 원리주의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는 곳은 교세가 확장된다는 분석은, 누군가를 믿으면 천당가고 안믿으면 지옥간다는 단순한 등식으로 공포마케팅을 하는 한국의 상황이 떠오르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저자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에필로그에 들어 있다. 케인즈(미국 내에서는 시카고) 학파의 주장에 따라 정부를 최소화하고 보이지 않는 손의 활동에 맡겨 시장 자율에 두는 형태로 경제를 운영한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이라는 사태가 발생했고, 그린스펀이 실패를 인정한 것처럼 경제학자들의 시장에 대한 시각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으로...

날짜: 2011/7/26

저자: Susan Weinschenk 저, 심규대 역

출판사: 에이콘출판사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원제와 한글판의 제목이 좀 다르긴 하지만, 출판사에서 UX(User experience)로 묶어 시리즈로 나오는 책인 것을 감안하면 납득이 갈수도 있는 것이기도 하다.

11개의 장에서 각 주제에 대해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어서 쉽게 읽히는 책이기는 한데, 개별 주제가 어찌보면 너무 당연하다 싶은 것이어서 읽는 동안에는 내용에 동의하면서 금방 읽지만 다 읽고나면 무엇을 읽었는지 떠오르지 않는 묘한 책이었다.

UX가 업무의 중요한 부분이 아닌 나같은 사람은 그냥 교양을 넓히는 수준에서 읽으면 될 것 같고, 그게 업무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이라면 옆에 두고 한번씩 내용을 상기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상기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에 비해 효과는 꽤 있을 것 같으니까.

잘 만든 웹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그 사이트의 장점들에 대해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하준다고나 할까...
학교에 Center for Creative Photography가 있는데 5만점 이상의 사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학기 단위로 전시회를 하고 있다. 이번에 아는 분들과 같이 그곳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단순하게 혼자 들러서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던 것 같다.

그곳의 학예사라고 불러야 될 분에게 전시실 외의 소장하고 있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Ansel Adams, Edward Weston, Marion Palfi 등의 사진을 설명과 함께 볼 수 있었는데,
워싱턴DC의 빈민촌에서 의사당을 배경으로 찍은 In the Shadow of Capitol, Washington, D.C.는 사진 한 장으로 얼마나 많은 메시지를 담을 수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고, 특히 따로 보여줬던 Edward Weston의 멕시코 고추를 9시간 장노출로 찍은 Pepper 시리즈도 빛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줬다.

그 외 (정확한 기법은 이해를 못했지만)핀홀 카메라를 이용한 다양한 사진, 포토샵이 아닌 수작업으로 초현실 이미지를 만들어 낸 사진 등 정말 아날로그 감성으로 접근한 (필름) 사진들을 볼 수 있었다.

1층 전시실에서는 두 개의 전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는데,
Color Light Abstractions는 Wynn Bullock라는 작가가 아래에서 전구로 빛을 쏘아 올리면서 위에 있는 5개의 유리판에 셀로판지, 액체 등 다양한 것을 올려놓고 빛을 실험했던 사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실험 성격이 더 강한 것이다 보니 모두 추상화로 나타났고, 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덕이 Wynn의 추상 사진을 보면서 쓸데없이 추상화가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접점이나 작품의 느낌도 전혀 다른 Jackson Pollack만 떠올랐다.

Jackson Sal, Silvio Wolf 등 10명 이상 작가의 추상 사진이 전시되는 The Edge of Vision도 같이 전시되고 있었다. 몇몇 작품은 사진에 대한 접근을 전혀 다른 방법으로 하고 있었는데, Jackson Sal의 경우에는 전시실 바닥에 필름을 두고, 그 위에 굵은 소금을 뿌려 전시실의 환경, 관람객의 걸음걸이 등으로 인한 소금의 이동으로 매번 결과물이 다르게 나오는 일종의 행위예술에 가까운 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전시가 끝나고 만들어진 작품을 전시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Adam Broomberg와 Oliver Chanarin이 만든 작품은 대형 카메라 필름 원판을 박스안에 넣어서 이라크의 미군 기지를 하루종일 다닌 이후에 그 필름 원판을 전시한 것도 있었다. 동시에 그 카메라 박스가 미국에서 출발해서 이라크 미군기지를 돌다가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23분짜리 엄청나게 지겨운 아무도 죽지 않은 하루로 기억하는 다큐멘터리도 전시하고 있었다. 필름이 사진을 담는 것이 아닌 이야기를 담는 도구로도 쓸 수 있다는 발상이 참신했던 것 같다.

엡슨 스캐너의 평판을 찍은 Seth Lambert의 Nothing on the Bed of an Epson Expression 10000XL과 필름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탄소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양을 찍어낸 Charles Lindsay의 Carbon시리즈도 접근방법의 새로움이 기억에 남았다.

풍경이 아니면 인물 정도만 사진이라 생각하는 입장에서 볼 때 추상사진이나 필름 등을 대상으로 한 작품은 매우 흥미스러운 새로운 접근들이었다. 이런 시도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사고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카메라를 들고 가지 않아 센터 자체의 사진도 없고, 전시중인 사진 중 일부는 인터넷으로 찾을수는 있지만 저작권 문제가 생길수도 있어 사이트 링크만 올린다.

CCP와 소장 작가 사진 : http://www.creativephotography.org/
The Edge of Vision 작가와 작품 : http://www.aperture.org/edgeof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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