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2.5.21.

저자: 유홍준 저

출판사: 창비

이미지: 예스24

정가: 16,500원


우리의 역사와 문화재에 대해 식민사관의 그림자를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준 유홍준 교수가 93년부터 써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6번째 책을 썼다.


1권의 출간으로 답사 열풍이 불어서, 그 후 몇년간은 책에 나왔던 곳을 들러보면 책을 손에 쥐고 답사를 온 사람을 보곤 했는데, 그 책이 나온지도 이제 20년이 다 되어간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이번 책에서는 경복궁과 순천 선암사, 달성 도동사원, 거창과 합천, 부여와 논산과 보령의 크게 5가지 지역에 대한 문화유산과 저자의 경험을 담고 있는데, 경복궁의 경우 1박2일에서 많은 부분을 다뤘었고, 부여의 문화유산 보다는 저자의 귀향에 얽힌 이야기를 황금어장에서 보다 보니 완전히 새롭다기 보다는 어디에선가 봤던 내용을 또 보는 느낌도 잠시 들었었다.


잘 알지 못하는 곳에 가면 건물이나 유적만 잠깐 흘낏 보고, 거기에 담긴 뜻은 모르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 다룬 곳은 나중에는 잊혀지겠지만 기본적인 상식을 가지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좀 좋아지기도 했다.


이제는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아서 지방에 있는 문화유적을 보러가지는 못하겠지만, 경복궁을 비롯한 서울에 있는 궁궐이라도 주말에는 한번씩 가서 찬찬히 둘러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다른 나라에 있는 세계 문화유산을 보는데 힘을 쏟느라 정작 서울 근교만 해도 종묘, 창덕궁, 수원화성, 조선왕릉이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제대로 신경써서 본 적이 없으니...


 날짜: 2012.5.15.

 저자: Sydney Finkelstein 저, 하정필 역

 출판사: 황금가지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일반적으로 성공한 사례와 성공한 원인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이 책에서는 그와 정반대로 실패한 사례와 그 원인을 들여다 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가 있었다.


저자가 미국인인것을 반증이라도 하듯이 책의 구성은 전형적인 미국식 사례연구 서적과 구조가 동일했다. 어떻게 보면 구성(실패사례 나열 - 공통점 도출 - 제안)이 유사하기에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지만, 다르게 보면 미국서적의 한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다임러크라이슬러, LA기어, 들로리언, 러버메이드, 마텔, 모토로라(이리듐), 보스턴 레드삭스, 사치 앤드 사치, 삼성자동차, 소니(콜럼비아 픽처스), AMD, 엔론, 왕 연구소, 이토이스, 제너럴 매직, 존슨 앤드 존슨(코디스), 코카콜라(벨기에), 퀘이커 등 상당히 많은 수량의 실패사례와 실패하는 과정을 꽤나 심도있게 잘 나열해주고 있다는 면에서는 가치가 있는 책이라 하겠다.


예전에 수업시간에 부교재로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를 썼는데, 동급생의 불만 중 하나는 책이 쓰인 시점과 수업시점의 차이가 있다 보니 위대한 기업으로 책에서 나열된 곳 중 많은 곳이 이제는 몰락의 길을 걷고 있거나 사라졌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저자가 발견한 원인을 믿기 어렸다는 것이었고.


이 책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논의가 벌어질 개연성이 충분히 있긴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겪는 실수는 용인하되 조직을 붕괴시키는 엄청난 실패는 절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는 역자의 이야기는 언제나 새겨놓고 있어야 할 중요한 말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제시한 실패한 사람들의 일곱 가지 습관을 잘 정리해서 나열하였다.

1. 자신과 기업이 환경의 발전에 대응할 뿐 아니라, 환경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2. 기업과 자신을 지나치게 동일시하여 개인적 이익과 기업의 이익 간의 경계가 모호하다.

3. 모든 해답을 쥐고 있는 듯이 보이며 종종 당면한 사안을 다루는 빠른 속도와 결단력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킨다.

4. 모든 사람들이 확실히 100퍼센트 지지하도록 하며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면 무자비하게 제거한다.

5. 기업을 완전하게 대변하려고 최대한 노력하여 기업의 이미지 관리와 개선에 헌신한다.

6. 어려운 장애가 닥치더라도 쉽게 제거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일시적인 방해로 생각한다.

7. 과거에 자신과 기업을 성공으로 이끈 전략과 수단으로 주저하지 않고 회귀한다.

 

날짜: 2012.4.18.

저자: 김인성 저

출판사: 북하우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이름만 보고는 누구인지 몰랐는데, minix.tistory.com이라는 블로그에서 네이버의 키워드 실시간 순위 조작가능성에 대한 웹툰을 봤던 분이었다.

 

내수시장 위주로 시장공략을 하고 있는 국내 포털, 통신사,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 등에 대해 IT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비판을 하고 있는 책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외산 SNS가 활성화되고,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은 해외진출 실패 및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IT산업의 현황, 사용자에게 과도한/폐쇄된 인터넷 연결을 요구하다 아이폰의 출시로 변화한 이동통신 산업, IPTV/스마트TV로 드러난 방통융합에서 망중립성 이슈 등 IT산업이라고 했지만,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기술, 이동통신, 방송통신 전반에 대해 '개방'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한국의 문제점에 대해 논하고 있는 책이다.

 

IT산업이 멸망까지는 하지 않겠지만, 한때 자연과학대/공과대에서 꽤 높은 커트라인을 보이던 전산학과/컴퓨터공학과가 현재는 가장 낮은 커트라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10년 이상 근무자의 종착지는 닭집이라는 자조섞인 농담을 보면, 전공자/전공희망자가 IT산업의 미래를 그리 밝게 보지 않는 것 같긴 하다.

 

일부 의견이 다른 부분도 있긴 하지만, 타당성 있는 키워드로 일관되게 책이 쓰여진 면에서는 높게 쳐주고 싶다. 다만,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논의되었듯이, 성숙기에 이르지 못한 산업은 보호/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며, 국내 IT산업의 정책 결정시에도 이런 부분이 고려되지 않았을까 하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개방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접근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는 보호의 대상인지, 개방/경쟁의 대상인지' 묻는것처럼 그것을 하나하나 파고 들어가서 논의를 한다면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이 나올 것 같긴 하지만.


 날짜: 2012.4.17

 저자: John Lloyd, John Mitchinson 저, Ted Dewan 그림, 전대호 역

 출판사: 해나무

 이미지: 예스24

 정가: 13,800원


Quiet Interesting이라는 말의 줄임말로 만들어진 BBC TV의 퀴즈 프로그램 제목인 QI에서 이미 출간된 '지식의 반전(The Book of General Ignorance)'의 속편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동물에 대한 잡다하다고 할 수 있을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개별 동물이 가지는 특이한 점에 대해 잘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읽는 내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내용이 재미있었기에 각 동물에 대해 3페이지 정도의 짧은 분량으로 정리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낄 정도로...


영국인이 쓴 책이어서 크게 관심이 없는 영국의 동물이 생각보다 제법 있는 것도 좀 아쉬운 점이기도 했다.


사람이 알고 있는 신체기관과 동물의 신체기관의 차이에서 나왔을 수도 있겠지만, 거머리가 34개의 뇌를 가졌다, 완보동물은 백 년 동안 휴면할 수 있다, 알바트로스는 십 년 동안 쉬지 않고 난다 등 표지에 있는 내용만으로도 책이 읽는이에게 어떤 재미를 주는지 충분히 추정 가능할 것이다.


상식을 뒤집을 정도는 아니지만, 동물에 대해 좀 더 넓은 이해를 하도록 도와주는 책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날짜: 2012.3.23
저자: 박영숙, Jerome Glenn, Ted Gorden, Elizabeth Florescu 저, 이종국, 박세훈, 류형우 역 
출판사: 교보문고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책 표지 하단에 써있는 말이 '기획재정부가 선택한 단 하나의 미래예측서'인데, 실제로 기재부가 이 책 하나만을 선택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국가재정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실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미래예측서라는 것이 이 책과 같이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쓰는 것이기에 황당무계한 소설처럼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소설을 꿰뚫고 있는 중요한 시각이나 주제가 있기에 읽는 것인데 슬프게도 이 책에서는 그런 것이 보이지를 않았다.

개괄 부분은 그런대로 괜찮게 읽었는데, 그 이후에 나오는 한 문장(2000년대 초반에 시작되어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인터넷 버블은 IT 업계에서 수많은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이 마음을 상하게 한 이후로  책을 계속 읽어야 하는가가 내내 고민거리가 되었다.

가장 동의를 할 수 없었던 '미래 유망 직업'의 상당수가 IT를 근간으로 해서 이뤄지는 것들인데, IT가 고용창출을 한다고까지는 안하더라도, 업무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산업형태를 2차산업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바꾸면서 고용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진단은 못해줄망정, 실업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말을 아무런 수치근거 없이 저런식으로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책을 읽는 나와 시각차가 많은 사람들이 쓴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15가지 과제가 미래에도 지속가능성을 위해 인류가 도전해야 할 것이라 보고 있으니 15년쯤 뒤인 2025년에 과연 얼마나 맞을지 그 때쯤 다시 돌아보면 될 것 같다.
1 기후 변화와 지속가능 발전
2 깨끗한 수자원 확보
3 인구 증가
4 민주주의의 확산
5 장기적 관점의 정책결정
6 정보통신기술의 융합
7 빈부격차 완화
8 신종 질병 위협
9 의사결정 역량 제고
10 신안보전략, 인종갈등, 테러
11 여성지위 신장
12 국제적인 범죄조직 확대
13 에너지 수요 증가
14 과학기술의 발전과 삶의 질
15 윤리적 의사결정 

날짜: 2012.3.20
저자: Steven D. Levitt, Stephen J. Dubner 저, 안진환 역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3,000원

거시경제학의 영향일수도 있겠지만, 경제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뭔가 크거나 긴 기간에 대한 경제의 흐름(통화, 경기 등)에 대해 논하는 학문이라는 이미지와 이런저런 가정이 많아 현실에 대해 논의하는 것 같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에 대해 논의하는 학문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전작 괴짜경제학에서도 그랬지만 이 책은 그런 느낌에서 좀 동떨어진 경제학도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키워드만 쓰고 보니 궁금해할 필요가 없어보이는 것도 있긴 하지만)  매춘부, 테러리스트, 방관자, 카시트, 지구온난화 등의 현상에 대해 사람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과는 다른 시각을 갖고 접근하면서...

그래서 실제 이런 연구를 하지도 않고 그냥 수동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의 입장에 서있지만, 가지고 있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말랑말랑한 머리로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을 주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효과인 것 같다.

허리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해의 차가운 물과 표면의 바닷물을 순환시켜 바닷물 표면의 온도를 낮추는 부유물을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지점에 설치하자는 아이디어와 같은 지구공학 관점은 지금까지 서양의 과학/공학의 발전경로를 볼 때 예상하지 못했던 또다른 부작용(side effect)이나 외부효과(externalities)를 낳는, 혼돈이론에서 이야기하는 나비 효과의 시작점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들기 때문에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적극 옹호하고 있는 저자의 입장을 100% 수용할 수는 없는 내용인 것 같다.

다시 말하면, 심해의 물과 표면의 물을 순환시키는 부유물 아이디어는 아직 탐사가 되지 않은 심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차가운 물에 적응된 생물이 살기 어려워지는 환경 조성 등) 고민은 보이지 않고, 알려진 사실과 문제에 대한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이 유럽에서 보여준 합리적인 모습을 그대로 답습할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 공감하기 어려웠다.  

지구온난화와 관련하여, 운송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발생 감소를 위해 가까운 곳의 것을 먹자고 하지만 실제 장거리 운송으로 인한 탄소발생 비율이 얼마 안된다는 점,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태양열 발전을 하지만 판이 검정색이어서 지구의 열을 더 높이고 발전효율도 12%내외 밖에 안되어서 도리어 온난화에 더 기여한다는 것, 실제로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는지,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맞는지 등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얘기를 한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다.

날짜: 2012.3.19
저자:  Don Tapscott 저, 이진원 역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25,000원 

최근에 읽었던 책 중에 가장 흥미를 끌었고 읽는내내 재미를 느꼈던 책이다. 최근 IT발전을 어떻게 업무에 적용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인데, 이 책은 그 고민에 대한 것도 아니라 디지털 기기의 보급 이후에 자라난 세대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방법에서 나의 고민에 대한 시사점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를 끌었던 것은 그 나라에 잠시 머물면서도 크게 느끼지 못했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지금 자라고 있는 세대를 보면서 하는 걱정과 매우 유사한 걱정을 미국에서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끔씩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녀의 학점에 대해 부모가 항의를 하고, 입사 면접에도 부모가 따라온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학원에서 떠먹여주는 것만 가지고 자란 세대라 그런 문제가 있다고 얘기를 했었는데, 미국도 대학을 졸업한 자녀가 독립하지 않고 부모의 집에 머물고, 회사생활에 대해 부모가 챙기는 등 우리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그에 대해 헬리콥터 부모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고 하니 많이 신기하기도 했다.

어느 정도 자란 이후에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접한 세대의 입장에서 기성세대가 될때까지 전혀 접해보지 못한 선배 세대에 비해 유연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날때부터 컴퓨터나 휴대폰과 함께 있었던 세대와는 그에 대한 사용행태가 다를 것이라 추측은 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것에 대해 심도있게 바라보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좋았었다.

웹2.0이나 경제체계의 변화로 인한 사회변화를 예측하고 있지는 않지만, 넷세대라고 불릴 젊은 세대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그들을 잘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어지간한 비즈니스 분야의 책보다 더 우수한 미래에 대한 통찰을 이끌어내지 않았나 싶다. 그것이 이 책을 이코노미스트에서 2008년 비즈니스 분야 최우수 서적으로 선정하게 된 계기가 되엇을 것 같고.

저자가 넷세대의 8가지 특징으로 제시한 자유, 맞춤형, 조사분석, 성실함을 중시, 협업, 일도 즐거워야, 속도, 혁신을 잘 생각하면서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 지 고민해봐야겠다. 저자가 말한대로 사람들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만드는 것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mass customization이라는 말이 일반적인 말로 쓰이는 것처럼 만드는 사람보다는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뭔가를 만드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날짜: 2012.3.4
저자: Paul Sullivan 저, 박슬라 역
출판사: 중앙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3,500원

클러치라는 단어는 책의 이미지와 같이 사전에는 '물건을 잡는 도구'로 나와 있고, 수동으로 운전을 하면 필요한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쓰인 클리치라는 개념으로 접근해보면, 예전에 NBA Live라는 EA의 게임을 할 때 선수의 능력치를 보면 Clutch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걸 보면서 무엇에 관한 수치인지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이후에 그 수치가 경기 마지막(4쿼터)의 집중력/골 결정력에 관한 것임을 알게 되었고, 이 책은 그런 위기 상황에서의 능력/집중력을 어떤 사람이 더/덜 발휘하는 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책 자체를 보면 집중이 필요한 극한의 상황에 어떻게하면 긴장하지 않고 본인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가에 대해 도움이 되는 내용을 잘 담고 있기는 한데, 개인적인 책에 대한 느낌은 실망스럽다.

이런저런 현상에 대한 공통점을 모아보니 클러치라는 답을 찾게 되었다라는 느낌보다는, 클러치라는 답을 정하고 그것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예시들을 거꾸로 끌어모아 정리된 느낌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포커싱, 자제력, 적응력, 몰입력, 에너지라는 다섯 가지 핵심전략은 그 자체로는 매우 공감이 가고 예시도 매우 적절하지만, 전략간의 관계가 없다보니 포커싱/몰입력과 적응력은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아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은데 그에 대한 설명은 별로 없어서 예시들도 다른 전략에서 들여다보면 안맞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그냥 살면서 느낀 점 하나를 쓰자면, 아무것도 안하다가 우연히 기회를 잡아서 잘 된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평소에 엄청나게 노력을 해 온 사람 앞에 기회가 왔고 그 사람이 놓치지 않은 것이지, 평소의 노력이 없는 사람은 그 기회가 와도 준비가 되지 않아 기회를 잡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날짜: 2012.3.4
저자: Joseph E. Stiglitz, Michael Lewis 등 저, 김졍혜 역
출판사: 한빛비즈
이미지: 예스24
정가: 25,000원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이라는 단어와 함께 2008년 이후 미국 경제를 휘청이게 하고,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경제를 침체기에 몰아넣는데 큰 역할을 한 사람들에 대해, 베너티 페어(Vanity Fair)라는 잡지사에서 만들어서 그런지 돋보기를 들고 들여다보는 느낌으로 진행된 상황을 상세하게 들여다보는 역할을 하는 책이다.

영어판에는 21개 이야기라 되어 있는데 한글판에는 18장까지 밖에 없어 비교해보니 Fannie Mae's Last Stand, The Inheritance: Arthur Sulzberger Jr. And The Decline of The Newspaper Business, Part V: Greenwich Mean Time-The Noel Family라는 3개의 장과 문제를 일으킨 인물과 회사를 나열하는 후기(Afterword: The Blame)가 빠져 있었다.

미국인이 아니고, 미국 경제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어서 처음 몇 장을 읽는 동안에는 등장인물의 수에 압도당하는(누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이해못하고 책을 읽는) 느낌이 강했는데, 인물들이나 회사가 어느 정도 눈에 익고 나면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잡지사에서 만든 책이어서 그런지 이야기의 전개 상황이 읽는 재미가 쏠쏠하게 흥미진진한 면도 있어, 거시 측면에서 논하는 책을 읽을때 느끼게 되는 '현실에서는 그럼 어떻게 되는거지'라는 그런 답답한 느낌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대신, 고발형태로 진행중인 상황에서 현상을 알리기 위해 쓰여진 책이다 보니, 진행되는 내용에 대한 뒷이야기, 즉 미국 정부가 금융기관에 뿌려준 돈은 어떻게 되었고, 경기침체가 얼마나 계속되고 어떻게 다시 활성화가 되고, 21세기형 폰지 사기를 일으킨 매도프는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등등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도 있었다.

분량이 많아 읽는게 만만치는 않았지만, 레버리지 투자가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경제 위기에 있었던 한국 등 다른 나라에는 긴축경제, 개방 등을 IMF를 통해 요구했던 나라가 스스로의 상황에 대해서는 다른 형태로 해법을 찾아나가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등 현 상황에 대해 좀 더 나은 인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스티글리츠 교수가 쓴 2개 장은 보도 형태의 전반적인 책 내용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와 참고사항을 밝혀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날짜: 2012.2.28
저자: 고진하 저,사진
출판사: 비채
이미지: 예스24
정가: 12,000원

보통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알고 있던 개신교 목사이신 저자가 우파니샤드라는 인도인(게중에 최상위층인 브라흐만)이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전승되던 우파니샤드를 모티브로 해서 인도를 여행했던 감상을 담은 책이다.

여행을 하면서 그 느낌을 적은 것이긴 하지만, 여행지에 대한 감상이나 여행 일정, 이동방법과 같은 여행자에게 필요하리라 싶은 것에 대한 내용은 배제되어 있으며, 푸리, 코나락과 같은 곳에서 저자가 느낀 바를 감상적인 면에서 기술하고 있다.

다른 유일신에 대해서도 개방적인 자세를 가지는 게 쉽지 않은 성향의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신교인 힌두교를 믿는 곳에 가서 그 곳의 사람, 그 사람들의 믿음에 대해 긍정적인 눈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는 것이 많이 의외였고 좋은 느낌을 받으면서 읽을 수 있었다.

힌두교 일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 부분에 대해 많이 기대를 하고 봤는데, 중요한 신들인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에 덧붙여 일부 신을 더 알 수 있었고, 아트만(참 자아), 카르마(업), 다르마(법) 개념은 흥미로웠다.

어찌 보면, 다신교라는 이미지와 신들이 무지 많아 그 들에 대한 이름을 외우는 게 신앙인가 생각했던 나에게, 좀 더 종교/교리 측면에서 힌두교를 들여다보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인도보단 훨씬 좋은 여건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여행하는 내내 마음이 별로 편치 못했던 네팔에서의 힌두교인의 삶을 본 입장에서는 마음이 안타깝기도 했다. 특히나 카스트라는 신분제도의 틀로 사람이 태어난 순간 한계를 정하는 것과 그것에 대해 전생의 카르마라는 설명과 함께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날짜: 2012.2.24
저자: 박경철 저
출판사: 리더스북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시골의사라는 이름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주식투자를 잘 해서 많은 돈을 가지게 된 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 신드롬의 중심에 있는 안철수씨와 친분으로 인해 회자되기도 했던 박경철씨의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지, 부자가 어떻게 되는 것인지에 대하여 적은 책이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거창하지만, 실제 책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원칙'이라는 말이고,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흐름을 읽어내고 본인의 성향(안정성과 공격적)에 따라 움직이기를 쓰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던 부분 중에서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델이 전체 흐름을 읽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 같고, 부자가 아닌 사람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종잣돈이 부족해서 그 위험감수 자체가 모험이 될수 있다는 말은 절절히 동감이 갔다.

예전에 농담처럼 들었던 말 중에 주식투자 관련 책을 쓴 사람은 주식투자가 아닌 책 판매로 부자가 된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에 대한 내용을 책 중간에 과감하게 쓰신게 참 놀라웠다. 혹시, 박선생님도 이제는 투자보다는 이런저런 책쓰기로 돈을 버시는 것인지^^

성공에 이르는 길 이라는 제목으로 8가지 원칙이 이야기되어 있는데, 굳이 부자가 되려하지 않아도 바람직한 인생을 살아보려는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곱씹어볼만한 내용인 것 같다.

성공에 왕도는 존재하는가
변화를 이해하라
때를 기다려라
최선을 다하라
원칙을 지켜라
통찰은 간과함을 필요로 한다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이면을 읽어라

날짜: 2012.2.14
저자: 김주원 저
출판사: 한빛미디어
이미지: 예스24
정가: 25,000원

DSLR이라 불리는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에 대한 책이지만, 기존의 책에서 보여주는 회사별 특성, 기종별 비교, 렌즈 소개, 스트로브, 삼각대 등의 주변장비 소개 등등과 같은 부분은 전혀 없이 무엇을 찍고, 어떻게 찍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불필요한 군더더기라는 느낌도 많이 받고 있던 부분이 빠지면서, 평소에 궁금하게 생각하던(내지는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는) 부분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재밌게 봤다.

무엇을 찍고, 어떻게 찍을건지 고민이 되고, 사진을 찍는 동안에는 나름대로 이야기를 만들었지만 막상 찍은 사진을 보면서는 그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아 무의미한 사진의 나열이 되는 경우를 겪은 입장에서 볼 때, 저자가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이 잘 녹아나 있는 책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가볍게 취미로 사진을 찍는 입장에서 과하게 진지하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었고, 포토샵은 아직도 이해가 부족해서 그 장 자체를 멍하게 읽기만 했지만, 사진을 갖고/사진기를 들고 고민을 해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인 것 같다.

그리고, 노출보정은 설정값 확인을 깜빡하면 이후의 사진을 몽땅 엉뚱하게 찍어버리는 문제가 있어 잘 쓰지 않고 있었는데, 책에서 어떻게 이용했는지 결과물을 보다 보니 이제부터는 필요하면 이용해야겠다 싶었다.

날짜: 2012.2.8
저자: 정수일 저
출판사: 창비
이미지: 예스24
정가: 23,000원

국보법 위반으로 검거되면서 이름을 알게된 정수일 소장이 지은, 초원로를 여행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와 서방세계가 어떻게 연결되었는지를 더듬어 보는 책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실크로드나 차마고도와 같이 중국을 통해 서방세계와 연결된 길 위쪽에, 몽골과 시베리아를 경유하여 연결된 길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그 경로를 더듬어 보는 책인데, 여행기와 학술 내용이 섞여 있어 재밌기도 하면서 아쉬움이 남기도 한 그런 책이었다.

책 자체는 만주지방이라고 불리는 지역을 탐방하면서 그 지역에 한민족(또는 한민족의 조상)이 문명을 이루었을 가능성을 보는 1부, 몽골을 가로지르면서 징기스칸이 갔음직한 길을 따라가보는 2부와 블라디보스톡에서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따라 모스코바까지 가는 3부로 크게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한민족의 과거를 더듬어보는 1부가 여행의 목적에도 맞아 보이면서 개인적으로도 제일 재미가 있었고,

2,3부는 몽골과 러시아라는 두 나라의 문명사를 읽는 재미는 있었지만 책을 쓰게 된 본래 목적에서는 조금 비껴서 있는 것 같아서 1부를 읽는 만큼까지의 흥미를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중국의 동북공정 앞에서 한민족이 거주하긴 했지만 현재 영토를 점유하지 못해 연구를 전혀 못하고 있는 부여, 고구려, 발해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애정을 느낄수 있어 좋았었지만, 다만 공식적인 학술여행이 아닌 연구소 차원의 여행이다 보니 몇몇곳에서는 원하는 시설(특히 박물관)을 보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좀 아쉽기도 했다.

유홍준 교수의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과는 다른 새로운 말인 '지즉위진간(知卽爲眞看), 알아야 참이 보인다'도 새로웠다.

날짜: 2012.2.3
저자: 유홍준 저
출판사: 눌와
이미지: 예스24
정가: 16,000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통해 우리 문화재, 전통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불러줬던 분이기도 하면서, 문화재청장으로 계실 때 숭례문 소실사건을 겪은 분이기도 하다.

그 영향 덕분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와있는 곳을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잡아서 소쇄원, 운주사를 비롯한 호남, 충청 지방의 여러 문화유적을 둘러보기도 했었고.

이 책에는 그림글씨, 공예도자, 조각건축, 해외한국문화재라는 4가지 구분으로 소중한 우리나라 문화재의 사진과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정리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잊겠지만, 모든 보물이 한페이지 크기의 사진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나름 시대별 청자, 백자의 모양이 어떻게 되는지, 건축물과 조각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가면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워낙 예술쪽에 대해 문외한이어서 그런지 교과서에 나온 몇작품에 대한 이야기 말고는 모두가 새로운 이야기라서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한 명 전체에 예술품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그것만으로도 좋았지만, 좀 더 자세한 부분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도 몇가지 있었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그런 면에서는 한 작품의 세부사진을 추가로 두고 설명되고 있는 수월관음도나 몽유도원도는 참 좋았던 것 같다.

작품의 세부사항이 궁금하면 미술관/박물관에 직접 가서 찬찬히 뜯어보라는 뜻으로 해석해야 겠다.

날짜: 2012.1.29
저자: 권순우, 신창목 외
출판사: 삼성경제연구소
이미지: 예스24
정가: 18,000원

여러 곳에서 연말이 되면, 다음해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다. 해외에서는 이코노미스트에서 내놓는 "The World In xxxx"가 유명한 것 같고, 국내에서는 "SERI 전망 xxxx"가 괜찮은 것 같다.

이런 서적은 장기전망이 아니라 1년 정도의 기간 내에 일어날 상황에 대한 전망과 동향분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시적인 시각을 갖고는 있지만 호흡은 그리 길지 않다.

그리고, 12월쯤 책을 출간하기 위해 11월 이전의 상황에서 내용이 정리되기 때문에, 12월 중에 예상치 못했던 큰 일이 생겨버리면 책을 읽는 순간에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상황도 곧잘 생기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2004년 크리스마스 이후 동남아에서 쓰나미가 일어났을 때 그랬는데, 2011년도 크리스마스 전 주에 김정일이 사망한 덕분에 책에서의 전망이 북한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미묘하게 이미 틀려있을 것 같은 느낌을 많이 주고 있었다.

어쨌든, 담당하는 분야만 들여다보면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어떤 상황에 놓여 있고, 어디로 흘러가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와 같은 거시감각을 놓치기 쉽기 때문에 읽어두는 것이 도움되는 것 같다. 아무리 객관성을 가지고 있으려고 해도 상황을 읽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데에는 저자(또는 연구소)의 정치/경제/사회분야에 대한 편향성이 존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하고 읽는 것은 중요할 것이겠지만.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모두가 경제상황이 안좋았고 그 기조가 유지될 거라는 것은 좀 놀랍기도 했다. 특히나 일본 경제의 부진이 생각보다 뿌리깊고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좀 의외이기도 했고. 울나라 산업분야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 어떻게 말을 못하겠지만, 신자유주의 기조와 함께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를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는 숙제가 될 것 같다.

날짜: 2012.1.20
저자: 이원복 저.그림
출판사: 김영사
이미지: 예스24
정가: 11,900원

1편이 와인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2편은 나라별 와인의 특성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한국에서 와인을 사러 가면 주로 칠레, 호주산이 가격 덕분에 사기 때문에 두나라의 생산량이 매우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에서 실제 생산량 기준으로 하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미국, 아르헨티나, 호주 순서이고, 정작 칠레는 10위 이내에도 있지 않다는 것이 좀 의아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즐기고 있는 무스카토/무스카토 다스티 품종이 세계적으로 많이 생산되는(즐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무스카토 품종의 와인이 매장에 별로 없는 현상이 이해되기도 했지만...

그리고, 오대호와 토론토 사이 지역의 캐나다를 지나면서 와이너리를 꽤 많이 봤었고, 그곳에서 유명한 아이스와인을 빼고서도 맛도 제법 괜찮은 편이어서 캐나다 와인도 어느정도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책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아 예상 밖이기도 했다.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들로는, 세계 음모론의 중심에 서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와인 세계에서도 10대 프랑스 와인 중 하나인 샤토 무통 로쉴드(Rothschild)의 이름 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를 뒤에서 지배하는 그 가문이 와인계도 지배하고 있다는 말이었던가.

그리고, 2년 정도 서식했던 지역인 투산이 미국 내 와인 생산지로 어느정도 지분이 있는 곳이라는 것 또한 신기했다. 그곳이 사막 한가운데 있어 강우량은 좀 있지만 강렬한 햇빛덕분에 매우 건조한 날씨가 유지되는 더운 곳인데, 조금 떨어진 소노이따 같은 곳에 와이너리가 있다는 것이 좀 우습게 생각되었는데, 미국 와인을 다루면서 거론될만큼 유명한 곳이었다니... 로컬 와인을 좀 더 마시고 살았어야 했나 싶었다.

날짜: 2012.1.16
저자: David Orrel 저, 김원기 역, 우석훈 해제
출판사: 행성:B웨이브
이미지: 예스24
정가: 18,000원

원제는 경제학과 신화라는 단어를 합한 Economyths인데 한글판의 제목은 경제학 혁명이라는 조금은 더 과격해 보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신자유주의라는 단어를 가지고 온 현재 경제학의 주류를 이끌고 있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대신 대안으로서의 몇가지에 대한 제안 정도만 있는 한계는 있지만, 읽기는 쉽지 않았지만 꽤나 재미있었던 책이다.

다른 사회과학과는 달리 이런저런 상황에 대한 가정을 하고, 수요와 공급이라는 두 선에서 시작하여, 각종 현상을 수식으로 설명해 내는 것이 경제학인데, 저자는 이것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 경제학은 물리학 등 과학, 공학의 영역과 유사하게 수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반대로 물어보면, 왜 경제학은 다른 사회과학과는 달리 수식으로 설명해내고 있는가?라는.

그 질문의 연장선상에서 복잡계 경제학, 페미니즘 경제학, 생태 경제학 등 각종 다른 대안을 꺼내서 비교검토해보고 있다. 다만, 복잡계 이론 자체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인데 그것에 대한 별도의 설명없이 바로 경제학에 대입해서 검토하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아~~ 어렵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책에서 얘기했던 내용의 상당수를 잊어버리게 될 것이지만, 어쨌든 이 책에서 제기했던 여러 논거들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한동안 고민거리가 될 것 같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경제라는 것이 정치에서 자유로운가, (투자)은행은 좋은 시절에는 정부개입 최소화를 요구하다 힘드니까 바로 정부지원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개입 최소화를 요구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냉전기간에 정부의 연구지원으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등등이 있고, 거기에 추가하면 신고전학파의 논리대로 발전해 온 현대 경제가 과연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는가라는 질문까지 있겠다.

날짜: 2012.1.6
저자: 유시민
출판사: 돌베개
이미지: 예스24
정가: 14,000원

학생운동 이력은 알지 못했고,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으로 저자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으며, 이후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다만, 본인도 책에서 이야기했듯이 '옳은 소리도 싸가지없이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으면서...

2009년 3월에 초판이 나왔으니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1년간 한국사회의 변화를 보면서, 헌법 조문을 적용해 봤을 때 아쉬운/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들이 정리되어 있고, 참여정부 기간 동안 국회의원/보건복지부 장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있는 의사결정의 이유와 그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책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모든 법의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헌법인데, 몇 번 읽어보고 해설을 보긴 했어도 조문 하나하나를 제대로 이해해서 실제 법률의 집행/판단에 있어 근거로 삼지는 못하고 있는 처지이기 때문에 단편적이라도 그 조항들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2부를 읽으면서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거쳐 표현을 하게 되었는지, 참여정부의 정책 결정에는 어떤 고뇌가 있었는지 이해하기에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장하준 교수에 대한 글 등을 보면서 그가 왜 적을 많이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날짜: 2012.1.5
저자: 이원복 저.그림
출판사: 김영사
이미지: 예스24
정가: 11,900원

이전에 읽었던 것 같기도 한데, 와인 분야가 외국어가 난무하고 프랑스로 가면 외우기도 힘든 각종 농장 이름이 많아서 읽는 내내 처음 보는 책을 접하는 느낌이었다.

한국에도 와인이 예전보다는 많이 대중적인 술로 바뀌었고, '신의 물방울 같은 만화책이 대중화를 좀 더 가속화하지 않았다 싶다.

와인에 대한 지식을 만화로 구성하여 예전의 '먼나라 이웃나라' 처럼 쉽게 와인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다는 면에서는 좋은 책이긴 하지만, 이전의 책에서 느꼈듯이 이원복 화백과는 시각이 다르기에 좀 불편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와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효되는지, 어떻게 해서 단맛을 가지는지에 대한 좀 있으면 잊어버리겠지만 체계적으로 이해했다는 것이 큰 소득이었던 것 같고, 까르베네 쇼비농이 왜 입맛에 맞는지, 개인적으로 좋아라하는 포트 와인이 어떤 이유로 주정강화 와인이라 불리는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화이트 와인중에 잘 찾게되는 무스카토는 품종의 설명에서 없었던 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

날짜: 2011.12.27
저자: Ken Doctor 저, 유영희 역
출판사: 21세기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6,000원

원제는 뉴스와 경제를 합한 Newsonomics라는 단어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뉴스의 종말이라는 좀 더 강한 느낌이 드는 단어로 한글판은 나왔다. 그리고, 원어판의 부제인 '당신이 받는 뉴스를 만들 12가지 트렌드'가 좀 더 책을 잘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

전체 내용 중에서 서문에 있는 '숫자로 보는 뉴스혁명' 부분이 간단하면서도 변화하는 현황을 가장 설득력있게 개량화해서 잘 보여주고 있으며, 각각의 트렌드는 미디어 산업에 몸담고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인지 내용이 빨리 이해되지 않았다.

덕분에 실제로는 송년회 덕분일수도 있지만 책을 읽는데 집중도 덜 되고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문, 방송 등 미디어 산업의 변화방향(주로 인쇄매체이긴 하지만)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두 나라의 면적과 인구 차이로 인해 영향의 폭이 미국과 같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그런 변화가 어떤 형태로든 우리나라에도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것이 기존의 것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리라고 본다. 기존의 것을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만큼 새로운 것으로의 이동은 있겠지만, Video killed the radio star, Radio ga ga 등의 노래와는 달리 라디오가 아직도 살아있듯이 기존 미디어의 규모의 변화만 있을 것 같다. 대신 살아남는 자의 대열에 서지 못하면 떨어져 나가는 아픔을 겪을수도 있겠지만...

끝으로 12가지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책을 읽어보면 무엇에 대한 트렌드인지 생각이 나지만, 안읽은 사람에게는 내용을 추정하기 쉽지 않은 제목들이기는 하다.
- 진화하는 콘텐츠의 시대, 당신이 편집자다
- 디지털 12기업이 지배할 것이다
- 지역, 재배치와 재장전
- 과거의 뉴스 세계는 사라졌다
- 대통합, 또는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사용하는 기술
- 지금은 '프로암' 세상
- 기자, 블로거가 되다
- 틈새를 공략하라
- 10퍼센트의 법칙 적용하기
- 최적의 미디어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
- 저널리스트여, 멀티태스커가 되라
- 간격이 넓으니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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