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1/10/18
저자: Ken Auletta 저, 김우열 역
출판사: 타임비즈
이미지: 예스24
정가: 20,000원

먼저 읽었던 구글노믹스와 읽는 순서가 반대로 되었어야 적합할 책이었다. 구글이 설립된 1998년부터, 아니 두 설립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어떻게 커왔는지부터, 2008년까지 구글이라는 기업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가 미디어 업계라 할 수 있는 뉴요커에서 일하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 사업이 직접 타격을 미치는 곳이 미디어 산업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구글과 미디어 산업과의 관계가 주로 다뤄지고 있다.

구글로 인해 소프트웨어 산업의 지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사람의 생활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서 책을 보게 되었는데, 크게 영향을 받았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던 신문, 공중파TV, 케이블방송, 광고업계와 같은 곳이 근본부터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좀 의외이기도 하면서 책을 읽는 동안 타당하게 생각되었다.

두 설립자 외에도 에릭 슈미트, 빌 캠벨 등 안팎에서 구글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의 얘기, 멘로파크 등 실리콘 밸리 동네의 얘기 등등 책을 읽는 재미는 꽤나 쏠쏠했다. 개인적으로는 막연한 구글노믹스 보다는 사실에 기반한 이런 얘기가 더 재밌는 것 같다.

저자는 기업을 물결을 일으키는 자, 올라타는 자, 쓸려 없어지는 자의 3가지로 분류하고 있는데, 아직 성장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기업이긴 하지만 구글도 언젠가는 쓸려 없어지는 자가 될 것을 생각하면 그 때는 어떤 참신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녀석들이, 빌게이츠의 말처럼 지금 차고에서 뭔가 개발하고 있을지 몇년 후에 개발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타나게 될 지 궁금하다.

구글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아쉬운 점은, 이 책이 광고라는 구글의 수익분야에 관심을 너무 기울이다 보니 구글이 베타서비스라는 형태로 사용자에게 제공하다가 없어지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되지 않는 것이다. 프로젝트 팀원끼라 구글 그룹스를 잘 써왔는데 그것도 몇개월 뒤 없어진다는 공지가 나온 후 없어져버렸고, 나름 야심차게 준비했을 구글 헬스도 내년초가 되면 없어진다고 공지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공짜 이용자여서 서비스의 생성/소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도 좀 애매한 입장이긴 하지만 나름 잘 쓰는 서비스가 없어진다는 것은 그리 좋은 기분이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잠시 방문후에 원하는 콘텐츠가 있는 곳으로 옮겨가는 검색서비스가 주업인 구글이 페이스북을 가장 강력한 적수로 SNS인 페이스북을 꼽은 것도 의외였는데(이 이유에 대해서는 책에서 수익원인 광고 측면에서 잘 설명하고 있지만), 야후가 이용자가 포털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다가 구글에게 발목을 잡혔는데 구글이 야후의 전철과 비슷한 구글 플러스 서비스를 하는 것에 어떤 영향을 미래에 미치게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구글은 자신의 구호처럼 여전히, 아님 회사가 없어질때까지 계속,'Don't be evil' 할까...

날짜: 2011/10/10
저자: Jeff Jarvis 저, 이진원 역
출판사: 21세기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8,000원

'구글이라면 무엇을 할까?: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사에 대한 역공학(분해공학)' 정도로 직역되는 책 제목이 구글노믹스라는 구글과 경제학(Economics)이 조합된 형태의 새로운 (영어)제목으로 만들어졌다. 좀 심심하지만 내용과 바로 연결될 책 제목이, 사람의 관심은 끌 수 있지만 내용과는 거리가 있어 제목에 대한 기대가치와 책의 내용의 간극때문에 책을 읽는 초반에는 좀 헤매게 만들어주는 제목으로 바뀌었다고 하면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저자가 언론인 출신이어서 그런지 내가 느끼는 구글 현상에 대한 것과는 조금 다른(그래서 한번씩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시각에서 분석을 하고 있었다.

책은 크게 2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앞부분은 구글의 등장으로 인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구글 규칙이라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고, 뒷부분은 그것이 현재 산업에 적용된다면 어떻게 모습이 바뀔 것인지에 대한 분석(또는 예언)을 하고 있다.

뒷부분에서는 신문, 엔터테인먼트, 책, 광고, 식당, 쇼핑(소매), 발전(에너지), 통신, 항공사, 부동산, (벤처)자본, 은행, 병원, 보험, 대학교, 정부 분야에 대한 구글 규칙으로 인한 변화를 예측하고 있으며, 홍보(PR), 변호사와 종교 영역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다.

책 제목으로 인해 내용을 잘못 예측한 것과 내가 느끼는 구글의 모습과는 다르게 저자가 구글 규칙을 정리하고 있어 앞부분을 읽는 동안에는 내용이 산으로 가는 느낌이었는데, 후반부는 허황될수도 있지만 나름 저자가 자신의 분석으로 각 산업의 미래를 점쳐보는 것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과연 인터넷을 사용하는 대중은 모두 악하지 않고, 구글도 구호처럼 악하지 않은 것일까?

날짜: 2011/10/4
저자: Richard H. Thaler, Cass R. Sunstein 저, 안진환 역, 최정규 해제
출판사: 리더스북
이미지: 예스24
정가: 15,500원

최근에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행동경제학에 대한 책이면서, 정부의 정책수립 방안에 대한 조언도 있기 때문에 행정학 대학원 수업에서 몇번씩 거론(실제로는 수업시간에 활용)되던 책이다.

경제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 행동경제학은 이름은 들어봤어도 무엇이 기존 경제학과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책에서(이 책의 해제를 담당한 최정규 교수는) 기존의 경제학이 가졌던 합리성과 이기성을 갖는 완벽한 경제주체라는 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설명은 간단하면서도 쉽게 이해되는 설명인 것 같다.

그리고, 저자는 이에 대해 책에서 인간은 제한적 합리성, 자기통제력의 결여, 사회전 영향력이라는 세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양당체제를 가지고 있으면서 정부의 기능에 대해 공화당은 시장의 능력을 믿고 정부는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고, 민주당은 시민의 보호를 위해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면 해야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시민의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선택에 따르는 불편함이나 비용은 최소화하는 넛지라(라고 했지만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로 하면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될) 이름붙인 접근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이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의 입장 모두를 존중하는 제3의 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넛지를 이해시키기 위해 저축, 투자, 신용(모기지, 학자금대출, 신용카드), 사회보장, (미국)의료보험, 장기기증, 환경보호, 결혼에 대한 또다른 시각을 보였고, 기부, 자선, 세금 환급, 스틱닷컴, 금연, 오토바이 헬멧, 도박, 헬스, 낙태, 에어컨 필터, 매니큐어, 이메일 발송 전 검사에 대해 간단한 넛지형 대안을 검토했다.

적용가능한 넛지로 디폴트, 오류 예상, 피드백, 매핑, 조직화, 인센티브 등을 검토했는데,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 살펴보면 실제 정책 대안으로도 고민가능한 것이 많이 있어보인다.

책의 마지막을 보면서 조금 의외였던 것은 요즘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을 주도하는 곳이 프리드먼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시카고 학파인데, 그와는 다른 시각을 가진 저자인 탈러 교수도 현재 시카고 대학의 부스 비지니스 스쿨 교수라는 것이다.

날짜: 2011/9/29

저자: Apostolos Doxiadis, Christos 저, Papadimitriou Alecos Papadatos, Annie di Donna 그림, 전대호 역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이미지: 예스24

정가: 14,800원

책의 부제와 같이 버트런트 러셀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 유럽의 근현대에 어떻게 수학(구체적으로는 논리학과 집합론)이 발달되어 왔는지에 대하여 저자가 만화라는 형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의 고민을 넣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책을 쓰기 위해 저자간에 대화하는 내용까지도 책 안에 포함되어 있는 조금은 특이한 방식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논리학이라는 쉽지 않은 학문을 일반인이 좀 더 쉽게 이해하기 만든다는 측면에서는 볼 때 많은 고민 끝에 나온 괜찮은 장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만화로 되어 있어서 기존에 읽고 있던 행동경제학 서적인 넛지의 진도가 안나가는 사이에 간단하게 책을 한 권 읽어볼 셈으로 잡았는데, 책이 다루는 학문이 간단할 수가 없는 것이라 읽으면서 꽤나 머리속이 복잡해져 옴을 느꼈다.

하지만,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복잡하지 않게 20세기 초반에 중요한 수학자들에 대해 들여다 볼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리스인이 쓴 책 답게 책은 신화(오레스테이아)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다.

헌데 왜 20세기 초에 천재라 불리는 사람은 광기를 보이다 정신병 관련 문제로 비참하게 끝나는 경우가 많은지 모르겠다. 현재의 천재들에게도 그런 일이 생기고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걸까?

날짜: 2011/9/16

저자: Toby J. Velte, Anthony T. Velte, Robert Elsenpeter 저, 윤종천 역

출판사: 길벗

이미지: 예스24

정가: 20,000원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나온 이후 최근 몇년사이에 많이 부각된 녹색IT에 대해 정리된 책의 번역서이다.

Hot Aisle/Cool Aisle을 이용한 서버실 배치는 몰랐던 괜찮은 아이디어였고, 전력소비 측면에서 서버 가상화를 접근하는 것도 수치로 결과를 비교해 주니 좀 더 실감이 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전형 미국책을 볼때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책이 많이 심심하고, 이 책은 거기다가 좀 급하게 만들어진것처럼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고 놓치는 부분(또는 책을 쓸 2008년과 지금의 기술차이로 인해 놓치는 부분)도 심심찮게 보였다. (거기에 뜬금없는 월마트 사례라니...)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번역의 수준이었다. 어설프게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 문장 단위로 읽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한 때 번역으로 생활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 보면 외국어라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말 외에에 숨어있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곤 하는데, 책을 보면서 그 때의 치기가 지속적으로 떠올랐다.

무식한 내 눈에 띈 것만해도 미국 주 중의 하나인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가 '로데 섬'이라고 나오고, 미국은 보통 도시명, 주명의 형태로 쓰기 때문에, 텍사스 주 매키니, 콜로라도 주 오로라(월마트의 표현으로는 Aurora, Colorado & Mckinney, Texas)를 '매키니, 텍사스, 콜로라도 그리고 오로라'라는 순서도 뒤죽박죽인 알 수 없는 단어의 나열로 나온다.

IT용어도 연속된 두 페이지에 RAID가 각각 Redundant Array of 'Inexpensive' Disks와 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로 나오는(후자가 맞음) 등 번역하느라 고생하신 분에게는 미안하지만 교정이 치밀하게 되지 못했는지 책을 읽는 사람을 편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중간중간에 많이 띄었다.

나름 트렌드에 맞춰 나온 책이며, 정보시스템 도입을 계획하거나 IDC,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기회가 될때마다 참고해야 할 책이지만, 번역의 품질이 그 가치를 깎아먹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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