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1/9/16

저자: Toby J. Velte, Anthony T. Velte, Robert Elsenpeter 저, 윤종천 역

출판사: 길벗

이미지: 예스24

정가: 20,000원

'녹색성장'이라는 말이 나온 이후 최근 몇년사이에 많이 부각된 녹색IT에 대해 정리된 책의 번역서이다.

Hot Aisle/Cool Aisle을 이용한 서버실 배치는 몰랐던 괜찮은 아이디어였고, 전력소비 측면에서 서버 가상화를 접근하는 것도 수치로 결과를 비교해 주니 좀 더 실감이 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전형 미국책을 볼때 자주 느끼는 것이지만 책이 많이 심심하고, 이 책은 거기다가 좀 급하게 만들어진것처럼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고 놓치는 부분(또는 책을 쓸 2008년과 지금의 기술차이로 인해 놓치는 부분)도 심심찮게 보였다. (거기에 뜬금없는 월마트 사례라니...)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번역의 수준이었다. 어설프게 학교에서 배운 영어로 문장 단위로 읽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한 때 번역으로 생활하는 것은 어떨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지금 보면 외국어라는 것이 겉으로 보이는 말 외에에 숨어있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곤 하는데, 책을 보면서 그 때의 치기가 지속적으로 떠올랐다.

무식한 내 눈에 띈 것만해도 미국 주 중의 하나인 로드 아일랜드(Rhode Island)가 '로데 섬'이라고 나오고, 미국은 보통 도시명, 주명의 형태로 쓰기 때문에, 텍사스 주 매키니, 콜로라도 주 오로라(월마트의 표현으로는 Aurora, Colorado & Mckinney, Texas)를 '매키니, 텍사스, 콜로라도 그리고 오로라'라는 순서도 뒤죽박죽인 알 수 없는 단어의 나열로 나온다.

IT용어도 연속된 두 페이지에 RAID가 각각 Redundant Array of 'Inexpensive' Disks와 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로 나오는(후자가 맞음) 등 번역하느라 고생하신 분에게는 미안하지만 교정이 치밀하게 되지 못했는지 책을 읽는 사람을 편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중간중간에 많이 띄었다.

나름 트렌드에 맞춰 나온 책이며, 정보시스템 도입을 계획하거나 IDC,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클라우드 컴퓨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기회가 될때마다 참고해야 할 책이지만, 번역의 품질이 그 가치를 깎아먹은 것 같다.


날짜: 2011/9/14

저자: 김정운 저

출판사: 쌤앤파커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3,000원

강연을 잘하시는 분이라 소문이 자자해서 읽어본 책이다. 책 전체를 꿰뚫고 있는 주제도 재밌게 살라는 것인데, 책 자체는 기대만큼 재밌지는 않았다.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이야기했듯이 본인을 비롯한 가족, 주변 친구들을 드러내면서 사례를 만들고 그것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방식을 택했는데, 그 과정에서 사례를 유쾌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이렇게까지 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되는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읽는 것이 편하지 못했던 것이 원인이 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직장생활을 잘 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내 생활 또한 그 과정에서 가족, 친구 등 주변사람들과 친밀해지는 기회를 놓치고, 은퇴이후의 생활에 대한 아무런 대비를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걱정 또한 들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럼 사는데 있어서 재미는 어디서 오는걸까? 지금은 예능프로그램 보면서 낄낄거리는 것이 소소한 낙인데 이건 재미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까...


날짜: 2011/9/10

저자: Chris Anderson 저, 정준희 역

출판사: 랜덤하우스코리아

이미지: 예스24

정가: 15,800원

'롱테일 경제학(The Long Tail: Why The Future of Business is Selling Less of More)'의 저자이자 와이어드(Wired)라는 소스 프로그램은 없지만 IT를 이해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의 편집자인 저자가 Free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파레토(Pareto)의 법칙이라 부르는 80/20의 법칙이 기존의 시장(이번 책에서는 '원자'로 표현)에 적용되는 기준이라면, 물리적인 전시공간이 없는 인터넷(이번 책에서는 '비트') 세상에서는 더욱 소수가 시장의 대부분을 점령하지만 전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져 꼬리부분도 매출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롱테일 이론에 이어,

가격의 자유와 권리/제약의 자유 두가지의 뜻을 가지는 Free라는 개념이 디지털 세상에서는 어떤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가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는 책이다. 디지털 문화의 선두에 있는 입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한 공통점을 찾아내서 쓴 글이기에 치밀한 이론서라기 보다는 실용서적에 가까운 느낌이다.

책의 마지막에 디지털 세상에서의 공짜에 대해 잘못된 14가지 인식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책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1. 공짜 점심은 없다
2. 공짜에는 항상 숨겨진 비용이 있다/공짜는 속임수다
3. 인터넷은 이용료를 내고 있기 때문에 공짜가 아니다
4. 공짜는 전적으로 광고 덕이다(그리고 그에는 한계가 있다)
5. 공짜는 '늘어나는' 광고, '줄어드는' 사생활 보호를 의미한다
6. 무비용=무가치
7. 공짜는 혁신을 좀먹는다
8. 해양 고갈, 불결한 공중화장실, 그리고 지구온난화가 공짜의 실제 비용이다
9. 공짜가 해적 행위를 부추긴다
10. 공짜는 공짜를 당연시하는 세대를 양산한다
11. 공짜와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
12. 무료로 제품을 제공하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13. 다른 누군가가 공짜의 비용을 지불할 경우에만 공짜는 쓸모가 있다
14. 공짜가 프로들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아마추어로 메우고 있다. 그 결과 질적 저하가 초래되고 있다

그리고, 50가지의 성공한 인터넷 비지니스 예시가 있으니 인터넷 사업을 할 생각이 있으면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저자는 어느정도 이상 수준의 공짜 서비스와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깝지 않을 프리미엄 서비스 전략이 디지털 세상에서 유용할 전략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의 실천을 위해서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만들어서 전체 버전은 공짜로, 듣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여주는 요약보는 유료(프리미엄 버전)으로 해서 인터넷에 공개(http://www.longtail.com/the_long_tail/2009/07/free-for-free-first-ebook-and-audiobook-versions-released.html)하고 있다.


날짜: 2011/8/10

저자: Eduardo Porter 저, 손민중, 김홍래 역

출판사: 김영사

이미지: 예스24

정가: 14,000원

제목에 나타나 있지만 가격에 대한 책이다. 가격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미시경제학의 기본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경제학에 발가락을 한 번 담글 수 있게 하는 정도의 맛보기 책이라고 보이기도 한다.

사물, 생명, 행복, 여성, 노동, 공짜, 문화, 신앙, 미래의 8가지 주제에 대해 사람이 가격을 어떻게 매기는지를 국가별, 시대별로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과 그 외 가격결정 요인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소득이 낮아질수록 신앙생활을 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소득이 낮아질수록 보수층에 대한 지지가 높아진다는 경제학자 입장에서의 분석결과는 좀 씁쓸하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입장을 보인 카톨릭 신자는 줄어들지만 더욱 원리주의에 가까운 입장을 보이는 곳은 교세가 확장된다는 분석은, 누군가를 믿으면 천당가고 안믿으면 지옥간다는 단순한 등식으로 공포마케팅을 하는 한국의 상황이 떠오르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저자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에필로그에 들어 있다. 케인즈(미국 내에서는 시카고) 학파의 주장에 따라 정부를 최소화하고 보이지 않는 손의 활동에 맡겨 시장 자율에 두는 형태로 경제를 운영한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이라는 사태가 발생했고, 그린스펀이 실패를 인정한 것처럼 경제학자들의 시장에 대한 시각도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으로...

날짜: 2011/7/26

저자: Susan Weinschenk 저, 심규대 역

출판사: 에이콘출판사

이미지: 예스24

정가: 15,000원

원제와 한글판의 제목이 좀 다르긴 하지만, 출판사에서 UX(User experience)로 묶어 시리즈로 나오는 책인 것을 감안하면 납득이 갈수도 있는 것이기도 하다.

11개의 장에서 각 주제에 대해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어서 쉽게 읽히는 책이기는 한데, 개별 주제가 어찌보면 너무 당연하다 싶은 것이어서 읽는 동안에는 내용에 동의하면서 금방 읽지만 다 읽고나면 무엇을 읽었는지 떠오르지 않는 묘한 책이었다.

UX가 업무의 중요한 부분이 아닌 나같은 사람은 그냥 교양을 넓히는 수준에서 읽으면 될 것 같고, 그게 업무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이라면 옆에 두고 한번씩 내용을 상기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상기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에 비해 효과는 꽤 있을 것 같으니까.

잘 만든 웹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막연하게 느끼고 있던 그 사이트의 장점들에 대해 이론적인 근거를 제공하준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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