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3. 11. 29.

저자 : 김문조 저

출판사 : 나남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0,000원


영어권 사람이 하는 말 중에 다른 분야의 사람이 소관 전문분야의 용어를 써가면서 이야기를 하면 언어(language)가 다르다고 이야기를 한다.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두 사람이 같은 영어로 이야기를 하면서 그런 표현을 하기 때문에 좀 재밌는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말이 language가 다르다는 것이다.


인문분야보다는 먹고사는데 도움이 될법한 경제,경영분야 책을 더 찾아서인지, 대중적인 인문분야 책이라기 보다는 전문서적 내지는 교재로 사용할수도 있을 책이어서 그런지 한글을 읽고 있으면서도 외국어를 읽는 느낌이었다.


책에서 이야기되는 하버마스나 비트겐슈타인도, 해당 분야의 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이름만으로 어떤 이야기를 한 학자인지 떠오르겠지만,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한번쯤 이름을 들어본 석학 이상의 이미지는 떠오르지 않으니...


어쨌든, 정보화 이후의 융합시대로 이행되면서 생기는 사회의 변화와 변화 방향을 제대로 소화는 못했지만 다양한 시각에서 잘 조명하고 있으며, '삶의 질'에서 '삶의 의미'로 바뀌어 간다는 이야기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는 말 같았다.


그리고, 변화에 대하여 우려를 하는 사람도 적지는 않지만, 인류의 능력을 믿는 입장에서 그런 우려 목소리 덕분에라도 긍정적인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날짜 : 2013. 11. 22.

저자 : David duChemiin 저, 정지인 역

출판사 : 정보문화사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1,800원


사진을 어떻게 찍는가에 대한 책은 크게 보면 셔터 속도, 조리개, 플래시 사용 등 기술적인 부분을 잘 설명하는 책과 어떤 생각을 가지고 찍어야 되는지에 대한 책으로 크게 나뉘는 것 같다.


그 중에서 이 책은 후자에 속하는 책이며, 영어 원제에 나와 있는 비전이라는 단어에 대해 많은 비중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가 책에서 이용한 사진은 이집트, 인도, 네팔, 쿠바 등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직접 찍었던 것이며, 인용한 사진마다 그 사진에 대한 뒷 이야기도 있기에 책을 읽는 게 더욱 재미있었다.


바쁜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그 자리를 다시 오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또 다른 장소도 많이 봐야되기 때문에 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피사체가 될 사람과 얘기를 하면서 경계를 허물고 적절한 빛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생각도 같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종교적인 색채를 숨기고 순수한 봉사기관인 것으로 활동을 했다가 한 때 이슈가 되었던 기관에 속해서 활동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조금 아쉽기도 했다.


날짜 : 2013. 11. 21.

저자 : 이덕일 저

출판사 : 역사의아침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6,000원


'우리 역사의 수수께끼', '조선왕 독살사건'과 같은 책 제목은 들어봤지만 저자의 책은 처음으로 읽은 것 같다.


책은 1900년부터 1930년 사이의 조선시대 후기-대한제국-일제시대 정도의 기간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정리해주고 있는데, 알고 있었던 것 보다는 구체적으로는 몰랐던 내용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었다.


어릴때 배웠던 국사책을 더듬어 보면 영정조 때까지는 어느정도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지만, 대원군과 고종이 나오는 순간부터 책의 속도가 매우 빨라져서 흐름에 끊김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중 어느정도까지는 끊김을 연결해 주는 책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국권이 넘어가는 순간도 일부 매국노/친일파의 행동으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노론이라는 집권당의 철학, 집권당의 이해득실 등 여러가지 면이 겹쳐서 일어난 일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고,


일본이 얼마나 치밀하게, 우리를 하나 아래 수준의 사람들로 바라보고 식민지화를 했는지가 보여서 또다시 화가 났었다.


만주와 상해에서 있었던 활동에 대해서도 단순하게 통의부, 참의부, 청산리 전투 등이 있었다는 것 보다는, 그런 활동들이 어떤 흐름 속에서 진행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근현대사를 배울 때 가장 큰 공백이 있었던 1930년대부터 해방될 시점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지 않아서, 그 부분을 이야기해 줄 다음 책이 나왔으면 싶다.


날짜 : 2013. 11. 13.

저자 : Martin Lindstrom 저, 박세연 역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5,000원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깔려있는 심리와 그 심리를 이용하여 더 많이 판매하려는 기업의 노력에 대하여 쓴 책이다.


세뇌라는 뜻을 가진 영어단어인 brainwash를 이용하여,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다는 상업전략을 책 제목인 brandwash라는 단어로 만들어 낸 것 같고,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 공포심을 자극, 보상체계 등을 이용하여 계속 구매하게 하는 전략, 성적인 요소를 활용, 브랜드/트렌드를 이용, 향수를 자극, 유명인을 이용하는 것 등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전략이 어떻게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잘 설명하고 있다.


몇가지 심리체계는 이전에 봤던 '빈서판'과 같은 책을 통해 선천적인 요소로 이해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는 후천적인 요소로 말하는 것이 있어서 조금 의아하기도 했지만,


마지막 장에 나오는 가상의 가족이 한 동네에서 여러 제품들을 입소문을 통해 홍보하는 것이 실제로 효과있다는 실험은 흥미롭기도 했지만, 이웃을 믿는 사람의 심리를 악용한다는 면에서는 도덕적인 측면에서 이슈가 되어야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요즘, 지인의 핸드폰을 이용하여 악성코드를 보내는 스미싱 기법이 문제가 되듯이, 사람이 늘 긴장하고 의심하면서 살수는 없는 것인데 그런 보호장벽을 낮춰야 될 순간까지도 의심하면서 봐야 된다는 것이니...


그리고, 최근 IT업계에서 화두로 논의되는 빅데이터에 대해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형태로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다지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날짜 : 2013. 11. 11.

저자 : Richard Dawkins 저, 김명남 역

출판사 : 김영사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5,000원


'이기적 유전자'를 썼던 저자가 진화생물학자의 입장에서 진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정리한 책이다.


저자가 이야기한 대로 실제 진화론에 대해 관심이 있더라도, 어떤 것이 진화론에 대한 근거가 되는지를 모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책인 것 같다.


그러한 목적을 가지고 있더라도 판 구조론, 원소의 반감기, 분자시계 등 관련하여 필요한 배경지식에 대하여 필요한 만큼의 분량을 할당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지중해에 있는 도마뱀, 박테리아와 구피를 이용한 실험 등으로 자연선택이 실제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계통수/힐리스 도표를 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이 식물이나 다른 동물과 같은 조상을 가진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것이 어떠한 맥락속에서 연결되는지, 즉 침팬치와 인간이 가까운 관계라 해도 그 조상이 침팬치가 아닌 또다른 형태가 있고 그것이 분화되어 두 종의 생물이 탄생했다는 메커니즘을 저자만큼 깊이 있지는 않지만 나름 이해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동일한 조상에서 적응해가면서 다른 모습을 가져가는 이야기 부분은 꽤나 흥미진진했다. 물속에 있던 생물 중 일부가 지상으로 올라왔지만 폐는 아가미에서 발달된 것이 아니라 장주머니에서 발달되었으며 부레가 도리어 폐가 기능이 바뀐 것이라는 등 생물체 속에 있는 비효율적인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당장 사람 몸에도 고환의 구조나 부비동 배출구 위치가 그것을 보여준다).


끝으로, 각주에서 이야기했던 피터 메더워의 교양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 "중등교육의 확산과 최근의 고등교육 확산으로 인해, 문학적 취향이나 학술적 취향은 대체로 잘 갖추었지만 자신의 분석적 사고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지나치게 교육된 인구가 많이 탄생했다"라는 말을 보면서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닌가 반성을 했다.


날짜 : 2013. 11. 5.

저자 : 정경원 저

출판사 : 청림출판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6,000원


디자인 분야에서 오래 일해온 저자가 산업디자인에 가까운 디자인에 대하여 정리해놓은 책이다.


1부에서는 빅데이터, 창조경제와 같은 요즘 많이 논의되는 것과 디자인이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디자인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강조하면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2부는 디자인을 통해 세상에 나온 제품을 중심으로, 3부는 브랜드/회사와 디자인의 관계를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하고 있는데,


사례가 너무 잘 정리되다 보니 저자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 보다는 사례 중심으로만 기억에 남는 게 가장 큰 아쉬운 점인 것 같다.


그리고, 사례가 글로벌한 기업이나 대기업 중심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디자인의 특성이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나오는 것이라 그런 사례만 나온 것인지, 아니면 독자의 쉬운 이해를 위해 사례를 모으다 보니 그렇게 정리된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어쨌든, 일상생활에서 모르고 지나갔을 디자인 사례와 그 디자인에 대한 스토리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생활속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돌아볼 기회를 주는 책인 것 같다.


날짜 : 2013. 10. 30.

저자 : 최종현, 김창희 저

출판사 : 동하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0,000원


서울이라는 도시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존재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쉽게 생각하는 조선건국 이후의 조선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백제의 수도였던 위례성, 고려시대의 남경를 거친 서울이라는 장소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늘 들어왔던 이야기의 범위를 벗어나슨 새로운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고려시대에 남경에 올 때 왔을법한 두 가지 경로를 추적하면서 그 경로가 지금 우리가 다니고 있는 길과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특히나 동쪽에서 청계천을 따라 들어오는 그 길은 작가가 뿌듯해할 만큼 흥미가 있었고)를 보는 게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될 것이고,


우리가 쉽게 사대문이라 부르는 곳 안에 존재했을 한양이 지금의 서울시 전체, 좁게 봐서 서울 시내와 비교해 봐도 얼마나 작은 곳이었는지 좀 더 이해를 하면서 볼 기회가 되었다.


서촌이라 불리는 동네 일대에 대한 이야기가 책의 중반부 중심 내용이 되는데, 예전에 근무하던 사무실 근처라 다녔던 그길이 옛날에는 개천이었다는 이야기 등을 보면서 실제하는 공간에 대해 많이 공감이 되면서 볼 수 있었다.


다만, 지리속에 역사가 조금씩 묻어나는 글이, 뒤로 가면 인물 이야기에 지리 이야기가 양념으로 들어가는 형태가 되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김가진, 이상, 윤동주, 이여성, 이쾌대, 김수임, 노천명, 앨리스 현, 이중섭 등의 이야기는 인물에 대한 별도의 책에서 접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날짜 : 2013. 10. 29.

저자 : Mark Buchanan 저, 김희봉 역

출판사 : 사이언스북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5,000원


사회 물리학이라는 물리학의 관점에서 사회를 들여다보는 새로운 개념의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나심 니콜라스 탈렙의 블랙스완 등 여러 연구를 이용하여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있는데, 그동안 봐왔던 사회학에 대한 책에서 나온 것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꽤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비슷한 인종의 사람이 모여살게 되는 것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하고, 인종/종교 등의 차이로 발생하는 대량학살에 대한 이유를 개인과 집단의 관계에서 찾아내는 등 사례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유전자 자체가 생존을 위해 이기적인 것이지, 생물체는 존재를 유지하기 위해 협력을 하는 형태도 있을 수 있다고 했는데, 저자는 책에서 생물체 자체가 이기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을 예외인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어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사회학과 물리학을 결합하는 시도가 가능성이 많다고 느껴지게 하는 책이었고, 사람이 아니라 패턴을 보라는 저자의 이야기는 곰곰히 생각해 볼만한 것이기도 했다.


날짜 : 2013. 10. 22.

저자 : Bruce Nussbaum 저, 김규태 역

출판사 : 21세기북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5,000원


파슨스 디자인스쿨의 혁신담당 교수인 저자가 창조성에 대하여, 창조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 경제의 변화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책이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많은 창조성을 가지도록 요구되기 때문에 성격기복이 크다는 말이 있을만큼 창조성보다는 규율의 준수가 더 중요시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데,


여기서는 창조적 지성에 필요한 능력으로 지식 발굴(Knowledge Mining), 틀 짜기(Framing), 즐기기(Playing), 만들기(Making), 중심 잡기(Pivoting)의 5가지를 이야기하고, 이들 각각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최근의 혁신이 IT기업에서 많이 일어나서인지 각 능력의 사례에는 애플, 구글, 페이스북, 킥스타터 등이 예시로 나오고, HP는 좋은 사례, 나쁜 사례에 각각 나오고 있다.(특히 만들기에 대한 6장은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 한 권을 한 장으로 잘 정리한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CQ(Creative Intelligence)라는 창조성을 객관적으로 표시할 지표의 탄생 가능성과 현재 예술대학과 기업에서 사용하는 포트폴리오에 대한 평가, 도전과제 해결능력 평가 등의 방법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IQ 테스트와 비슷하게 사지선다형으로 CQ를 측정하는 시험을 만들까 걱정했던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독립자본주의(Indie Capitalism)을 이야기하면서 현재의 효율성 중심의 자본주의는 생산성, 이익을 떨어뜨리는 형태로 동작하기 때문에 창조성에 기반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제안을 했는데, 주류 경제학자가 이를 실제로 받아들여주지는 않겠지만, 서브프라임/리만브라더스 사태 이후 제기된 신자유주의 흐름에 대한 새로운 대안 중에 설득력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블랙스완에서 현재의 문제점을 통찰력을 가지고 잘 꿰뚫어 봤다면, 여기에서는 신자유주의 흐름이 가지는 사고의 틀 자체를 벗어나는 대안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실감이 잘 나지는 않지만.


날짜 : 2013. 10. 20.

저자 : Frank Moss 저, 박미용 역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5,000원


한번쯤은 들어봤을 MIT 미디어랩에 대한 이야기인데, 미디어랩의 역사나 구성원을 소개하기 보다는 미디어랩에서 만들어진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도시내 출퇴근 용도로 주차중에는 접혀서 3대가 기존 주차공간 하나를 차지하게 만든 시티카, 아이들이 레고블럭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래밍을 쉽게 하도록 만들어진 스크래치와 같은 것은 우리 주변에서도 한번씩 회자되는 것을 보면 완성 이후에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성공스토리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스토리텔링에 능한 미국인의 책이어서 그런지, 뇌성마비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댄 엘시가 미디어랩에서 개발한 시스템 덕분에 작곡을 하고 테드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으로 강연을 하는 모습은 꽤나 감동스럽기도 했다.


이 책에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아래에 나올 조언에서도 다시 이야기되겠지만 사람을 늘 생각하고 뭔가를 만든다는 것이, 일에 몰두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가장 중요한 기본을 늘 마음에 두고 있는 곳이라 생각되었다. 특히나, 장애라는 것이 특수한 사람이 아닌 누구에게나 오거나 겪을 수 있는 것임을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사항 같고.


국내 KAIST에도 비슷한 개념으로 융합대학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체감할만큼 결과가 나오지는 않고 있는 것 같아 조금 아쉽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각 장이 끝날때마다 혁신에 대해 저자가 했던 조언은 한번씩 되씹어봐야 할 가치가 있어 보였다.

- 무한한 창조적 자유에서 세상에 없던 것이 탄생한다

- 경계를 허물어라

- '일'이라 쓰고 '재미'라 읽는다

- 그 어떤 분야도 차별하지 말라

- 장애인을 위한 기술이 모든 사람을 위한 기술이 된다

- '똑똑함' 보다는 '따뜻함'을 추구하라

- 시스템보다 개인의 변화가 중요하다

- 기술에 휴머니즘을 입혀라


날짜 : 2013. 10. 17.

저자 : 진중권, 정재승 저

출판사 : 웅진지식하우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4,000원


2009년에 나왔던 크로스에 이은 정재승과 진중권이라는 과학과 인문 분야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두 저자가 여러가지 사회 현상 등에 대해 각자의 관점에서 쓴 글을 모은 책이다.


한겨레21이라는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서 책을 낸 것으로,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현재 연재중이진 않고, 책을 쓸만큼의 아이템이 정리되면 두 분이 다시 글을 쓰지 않을까 기대는 할 수 있겠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잘 알지못하는 예술가가 있기는 하지만(테오 얀센) 전체적으로는 한번쯤은 들어봤던 주제에 대해, 두 분야의 전문가가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는 여전했다.


다만, 정재승 교수가 과학자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는 있지만 다방면의 활동을 하면서 조금은 인문학 쪽에 대해 유연한 입장이 되고 계시는 것인지, 글이 덜 과학자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1편과 느껴지는 미세한 차이점인 것 같다.


마지막에 있는 두 저자가 상대방에 대한 글을 쓴 부분도 재미있었다. 농담임을 이해못할까봐 친절히 설명까지 추가한 진중권 교수의 마지막 문장은 특히나.


날짜 : 2013. 10. 14.

저자 : 김진영, 임하늬, 김소연 공저

출판사 : 클라우드북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8,000원


제목에 나와 있는 4개 기업 이후에 큰 영향을 미칠 플랫폼 기반의 IT 업체를 버티컬 플랫폼으로 규정하고, 빅자이언트라고 부르는 현재의 4개 기업과 버티컬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 3명 모두 미디어 장치 기반의 비즈니스 컨설팅에 특화된 컨설팅 회사라고 하는 로아컨설팅에 근무하고 있어서, 책과 같은 전반적인 분석이 가능하지 않았는가 싶다.


다만, 이 책의 제목인 버티컬 플랫폼, 빅자이언트와 같이 책에서 쓰인 단어가 범용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라기 보다는 저자가 만들어 낸 조어로 보인다. (해당 단어로 구글 검색을 했을 때 찾을 수 없었다)


버티컬 플랫폼 혁명까지는 아니더라도, 저자가 책을 정리할 당시 IT 업계에서 떠오르고 있는/미래의 판도에 큰 영향으로 미칠 것으로 보는 업체/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보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안철수씨가 2010년쯤 강연하기 전에 facebook, twitter, zynga, foursquare, groupon, blippy, y combinator의 일곱개 업체 이름을 두고 몇개쯤 아는지를 물었다고 하는데,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21개 서비스(foursquare, pinterest, instagram, spotify, zynga, dropbox, evernote, yelp, groupon, snapchat, path, pair, nextdoor, ark, taskrabbit, decide.com, alice.com, birchbox, warby parker, wrapp, belly) 중에서 지금 몇개쯤 알고 있는지, 몇년이 지나서 이들 중 몇개가 살아남아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중 8개의 이름을 알고, 1개는 예전 이름을 알고 있고, 모르는 서비스 중 몇가지 홈페이지를 찾아봤는데 하나는 이베이에 인수되었고, 하나는 홈페이지가 열리지 않는다.


책의 편집에 대해서 몇가지 불편했던 것을 이야기하면, 63페이지 전후로 해서 14줄짜리 단락이 두번 반복해서 나오고 있는데 꽤 심각한 편집 실수로 보이고, 컨설팅 업체여서 그런지 영어단어를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쓰고 있으면서 predictive를 preditive로 오타까지 섞어서 좀 불편했다. 그리고, 미국 벤처투자 수준에 따라 시리즈 A,B,C,D 등으로 나뉘는 것 같은데 책을 읽는 사람 대부분이 모를 내용인데 그에 대한 설명이 없어 좀 불편하게 느껴졌다.


날짜 : 2013. 10. 11.

저자 : 김종배 저

출판사 : 쌤앤파커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4,000원


시사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뉴스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와 글(기사)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서 정리한 책이다.


제목과 저자의 경력으로는 사회고발에 대한 책일지도 모른다는 짐작을 하게 만들었지만, 실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아 짐작과는 다른 글을 읽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교육을 통해 이런 형태로 글쓰는 방법을 배운적이 없었기에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쓰여진 글을 대상으로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을 비교하면서 볼 기회를 주고 있는 마지막 장은 재밌게 볼 수 있었다.


스스로가 생각하는 맞는 논리전개가,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볼 때에는 비약이나 잘못 연결된 논리가 있어 설득력이 떨어지는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뉴스기사가 아닌 업무에서 쓰이는 어떤 글에서도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한번쯤은 곰곰히 씹어보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런 형태의 글쓰기를 위해서, 뉴스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읽어보는 것을 앞의 두 장에서 설명하고 있는데, 어쩌다 하나씩 정말 잘못이 잘 보이는 글에 대해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사실을 바탕으로 진실이 아닌것을 어떻게 오해하도록 만들었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분석할수는 있겠지만,


이런 과정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정보비대칭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기에 언론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모든 글을 그렇게 곱씹어보는 것은 힘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언론의 존재이유 자체를 없애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날짜 : 2013. 10. 7.

저자 : Jeff Jarvis 저, 위선주 역

출판사 : 청림출판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6,000원


구글노믹스를 통해 구글로 인한 사회변화를 이야기했던 저자가 이번에는 공개/개방을 주제로 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결론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런 결론을 내리기 위해 이야기한 여러가지 사례와 내용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많이 도움되었다.


정보의 개방/공개에 대해 많은 논의가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개방/공개를 통해 무엇이 좋아질 것인지는 잘 보이지 않고, 그것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은 것은 보이기 때문에 조금 더 소극적인 입장이 아닌가 싶긴 하지만,


저자가 전적인 공개보다는 정보를 가진 사람이 판단하게 하는 얘기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면도 있다. (다만, 그 사람이 공개의 결과를 짐작도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면에서는 조금 더 조심스러워해야하지 않는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책의 마지막에 저자가 인용한 이야기에서도 나오지만, 유럽에서 인쇄된 책(성경)이 나온지 17년이 지난 후에 인쇄술로 인한 변화를 묻는다면 아는 사람이 없었을 것처럼, 지금도 인터넷으로 인한 변화는 시작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변화를 알기 힘들지 않을까. 여기까지의 이야기에서 어떻게 바뀔지 알지 못한다면 좀 더 조심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결론을 내렸지만.


마지막으로 공개에 대한 저자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원칙은 조금 딱딱하고 급격한 개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책 내용은 조금 더 폭넓게 여러 시각을 다루고 있다.

- 우리에게는 인터넷에 접속할 권리가 있다(We have the right to connect)

- 우리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We have the right to speak)

- 우리에게는 집회와 행동의 자유가 있다(We have the right to assemble and to act)

- 프라이버시는 지식의 윤리이다(Privacy is an ethic of knowing)

- 공공화는 공유의 윤리이다(Publicness is an ethic of sharing)

- 정부 기관들의 정보는 자동으로 공개되고, 필요한 경우에만 비공개로 유지되어야 한다(Our institutions' information should be public by default, secret by necessity)

- 공개된 것은 공공의 재산이다(What is public is a public good)

- 모든 정보는 평등하게 생성된다(All bits are created equal)

- 인터넷은 개방형, 분산형으로 운영되어야 한다(The internet must stay open and distributed)


날짜 : 2013. 10. 4.

저자 : Daniel Kahneman 저, 이진원 역

출판사 : 김영사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2,000원


행동경제학을 만든 사람으로 알려진(그 공로로 심리학자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도 수상했고) 대니얼 카너먼이 쓴 행동경제학과 인지심리학에 대하여 설명하는 책이다.


같이 행동경제학의 기틀을 닦은 탈러가 지은 넛지가 사례를 중심으로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여진 책이라면, 이 책은 이론적 배경을 중심으로 행동경제학을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앞쪽은 인지심리학에 가까운 사람에게 있는 두 가지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후반부로 가면 그 시스템이 행동경제학과 어떤 형태로 연관이 되는지를 설명하면서 행동경제학을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람에게 있는 두 가지 사고 시스템 덕분에, 경제학에서 가장 기본적인 가정인 '사람은 합리적이라는 존재'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며, 그 틀을 깨고 세상을 들여다보면서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시각이 태어나게 되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 후반부를 위해 인지심리학에 대한 설명을 꽤나 심도있게 하기 때문에, 반대로 이해가 된 것을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는 느낌이 들어서 앞부분을 읽으면서는 조금 실망도 했었다. 후반부로 넘어가면서는 책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기는 했지만...


날짜 : 2013. 9. 26.

저자 : Peter J. Bentley 저, 이현 역

출판사 : 김영사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4,000원


먼저 읽었던 시크릿 스페이스와 마찬가지로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물에 있는 과학원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데, 사물을 카테고리화해서 이야기하는 시크릿 스페이스에 비해, 이 책에서는 하루 일과를 두고 저자가 겪는 어려움에서 나오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구성되어 있어 책을 읽는 흐름에는 좋긴 하지만, 발생하는 일에 따라 과학 분야가 계속 바뀌고 있어 집중되지 못하는 느낌도 좀 들었고, 이미지 없이 말로만 설명을 하고 있어서 직관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느낌도 들었다.


대신, 인체에 대한 생물학까지 포함하고 있어 대상이 되는 과학의 범위가 넓어져서 좀 더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는 효과는 있었다.


책의 구성을 위해 그렇게 되었겠지만, 원제에 있는 mishap이라는 말과 같이 주인공이 하루종일 사건사고를 겪고 있어서 안타까운 느낌과 함께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이야기를 꾸미고 있다는 느낌도 마찬가지로 많이 들었다.


과학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많이 될 책인 것 같다.


날짜 : 2013. 9. 23.

저자 : Steven Pinker 저, 김한영 역

출판사 : 사이언스북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40,000


인간의 본성이 타고나는 것인지, 빈 상태에서 출생 이후에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해 여러가지 측면에서 잘 들여다보고 있는 책이다.


본성이 순수하게 후천적이라 보는 시각을 뜻하는 라틴어인 tabula rasa를 영어로 의역한 말에서 책 제목인 blank slate가 나왔지만, 저자의 시각은 양육에 의해 만들어지는 후천적인 본성보다는 유전자에 의한 선천적인 본성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지지하고 있으며,


'빈 서판'의 시각이 사람이 타고나는 상하가 없다는 개념의 이론 토대가 되어 왕권과 노예제도를 폐지하고 민주주의가 들어서는 데 큰 기여는 했지만, 그 시각으로 보는 것이 어떤 오류를 가지고 있는지를 다양한 시각에서 들여다보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상당히 많은 것을 새로 배울 수 있었다.


GMO같은 것은 저자와 의견이 다르기도 했지만, 뇌의 가소성에 대한 분석, 르 코크뷔지에의 도시설계, 중세영어의 대모음변이, 폐기물에 대한 여론과 실제 비용의 비교, 흑인폭력에 대한 원인 분석, 미국에서도 인문학의 위기를 몇십년째 이야기하는 것 등은 전혀 모르고 있던 것이고 이 책의 범위에 해당하는지 궁금할 정도지만 재밌는 내용이었다. 


진화생물학에서 나온 배아와 영혼과의 관계, 섹스와 강간에 대한 해석, 폭력의 원인 분석 등 빈 서판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이의를 제기하는 기본은 진화생물학과 행동유전자학이 되는 것 같다.


이외에도 얘기할 것이 많긴 하지만 하나만 더 이야기하자면 아이(청소년까지도 포함할 것 같지만)의 행동특성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유전자이고, 그 다음으로는 부모의 양육보다는 또래집단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이다. 부모의 양육 또한 중요하지만 지금 이야기되는 것처럼 부모가 맞벌이어서, 아이와 대화가 부족해서 아이가 잘못 자라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인데, 우리나라 상황에 보면 (낮은 수준의 또래집단과 접촉을 배제하고) 비슷한 수준의 또래집단과 연결시켜주기 위한 임대아파트에 대한 배척과 같은 부모의 이기주의적인 단체행동이 행동유전자의 시각에서는 이기적인(유전자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행동이라고 해석되는 아이러니가 생기는 것 같다.


'만들어진 신'에서 잠깐 언급되어서 읽기로 결정한 책인데, 올해에 읽은 책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책이 될 것 같다.


날짜 : 2013. 9. 16.

저자 : 서울과학교사모임 저

출판사 : 어바웃어북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6,000원


거실, 부엌, 욕실, 방, 길, 사무실, 실외라는 일곱가지 공간에 있는 51가지 사물에 숨어있는 과학 원리를 교사의 시각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설명하는 책이다.


다만, 현대과학이라는 것이 근대과학을 기초로 더 발전한 상태라 기초가 잘 다져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쉽게 설명한 것이라 해도 이해가 쉽지 않다는 것이 사소한 문제점이기도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가 스티븐 호킹에게 공식이 하나 나올때마다 판매부수가 절반이 될거라 조언을 했듯이 공식이 나와 있는 몇가지 사물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설명으로 이해시키는 것이 어려우니 공식까지 나오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한 몇가지 사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연하게 존재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사물에 숨어있는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는 재미는 꽤나 쏠쏠했다.


에어컨보다 스피커의 원리가 이해하기 더 어려운 것은 의외였는데, 지나서 생각해 보면 그림이 너무 복잡해서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렇지 않았을까 싶다.


날짜 : 2013. 9. 15.

저자 : Richard Dawkins 저, 이한음 역

출판사 : 김영사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5,000원


쉽지 않게 읽었던 진화생물학 분야 명저인 '이기적 유전자'를 쓴 도킨스 박사가 쓴 신의 존재에 대한 견해를 정리한 책이다.


그가 속해있는 영국사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종교인 카톨릭/개신교/성공회교 등을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모든 종교에 적용될 이야기인 것 같다 (모든 종교의 신이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얘기가 되겠다).


진화생물학이라는 자연과학을 공부하는 것이, 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합리성과 연관이 된다는 것이 의외였긴 했지만, 과학자로 가지게 되는 당연한 의문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이 책이 시작이었는지, 이 책이 그 전의 것을 잘 모아서 정리한 것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종교에 대해, 특히 기독교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의 논리 중 많은 부분을 이 책에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SBS의 다큐멘터리에서 잠깐 봤던 바누아투의 존 프럼에 대한 신앙이 사람이 종교를 만들어내는 원형으로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었고, 서영춘,임희춘씨의 코미디에 나왔던 장수를 바라며 지은 아들 이름인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바둑이는 돌돌이'에 나오는 므두셀라가 성경에 나오는 이름이라는 것도 뜻밖이면서 우리 주변에 종교가 얼마나 많이 들어와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종교라는 것이 사람에게 바른 생활을 하도록 권장하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면서 일종의 작은 사회생활을 하는 장소를 마련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보고 있었는데, 저자는 전쟁을 비롯한 여러 문제/합리성을 벗어나는 이상한 판단의 기저에는 종교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종교는 아무런 긍정적인 역할이 없는 것으로 정리해 버리니 그것에 대해서 고민할 꺼리를 안은 느낌이었다.


선민의식이나 폐쇄성으로 익히 알려진 유대인에게서 나온 기독교도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이야기하는데, 특히 많이 이야기되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 또한 실제로는 (유대인인)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이라고 하니 그 폐쇄성은 배우지 말고 사람을 위하는 것으로 종교의 역할을 했으면 한다.


이번에 무신론자는 자신의 양심을 지키면 된다고 교황도 이야기를 했는데, 종교가 다른 사람에 대해서 저주를 퍼붓지 말고 양심에 따라 살것을 얘기해주는 정도로 서로의 믿음을 존중해 주는 것이 어떨까 싶다.(이렇게 이야기하면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해못했다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날짜 : 2013. 9. 11.

저자 : Nicco Mele 저, 이은경, 유지연 역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5,000원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유오성이 '난 무조건 한 놈만 패'라는 말을 해서 유행시킨 적이 있는데, 미국과 우리나라의 책을 보면 느끼는 가장 큰 차이가 우리나라는 큰 주제 밑에 소주제를 두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는 편이라면, 미국은 주로 소주제에 해당될 한가지에 대해서 책 한권에서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의 책을 읽는 기분이 많이 들었다.


기존에 있던 여러가지의 것(언론, 정당(정치), 엔터테인먼트, 정부, 군사력, 지성, 기업)들을 거대한(big)으로 분류하고 그것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이야기하는데, 거대한 것들 사이에 연관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각각의 변화만으로도 책 한 권 이상의 이야기거리가 있는데 그것을 한 장으로 압축을 하다보니 그런 느낌이 든 것 같다.


정당에서의 변화는 저자가 실제 몸으로 느꼈던 것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그런 변화가 다른 분야에 비해 덜 다뤄졌기 때문에 좀 더 재미있게 보긴 했는데, 다른 분야는 이런저런 책에서 한번씩은 들어봤던 내용들이 많이 있어 다시 정리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읽었다.


크리스 앤더슨이 롱테일 경제학에서 이야기했던 디지털화 된 이후의 경제/상업체계의 변화가 저자가 이야기하는 분야에서도 영향을 주기는 할 것 같다. 다만, 그런 변화가 앨범 위주의 CD 시장을 개별 노래 중심의 mp3 시장으로 바꾼 음악분야에서의 큰 변화가 될 것인지, 인터넷/온라인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오프라인 구매가 더 크게 자리잡고 있는 소매분야 수준이 될지는 알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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