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2012.1.29
저자: 권순우, 신창목 외
출판사: 삼성경제연구소
이미지: 예스24
정가: 18,000원

여러 곳에서 연말이 되면, 다음해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다. 해외에서는 이코노미스트에서 내놓는 "The World In xxxx"가 유명한 것 같고, 국내에서는 "SERI 전망 xxxx"가 괜찮은 것 같다.

이런 서적은 장기전망이 아니라 1년 정도의 기간 내에 일어날 상황에 대한 전망과 동향분석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시적인 시각을 갖고는 있지만 호흡은 그리 길지 않다.

그리고, 12월쯤 책을 출간하기 위해 11월 이전의 상황에서 내용이 정리되기 때문에, 12월 중에 예상치 못했던 큰 일이 생겨버리면 책을 읽는 순간에 미묘하게 어긋나 있는 상황도 곧잘 생기는 단점이 있기도 하다.

2004년 크리스마스 이후 동남아에서 쓰나미가 일어났을 때 그랬는데, 2011년도 크리스마스 전 주에 김정일이 사망한 덕분에 책에서의 전망이 북한의 불확실성과 맞물려 미묘하게 이미 틀려있을 것 같은 느낌을 많이 주고 있었다.

어쨌든, 담당하는 분야만 들여다보면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어떤 상황에 놓여 있고, 어디로 흘러가고 있으며, 어느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와 같은 거시감각을 놓치기 쉽기 때문에 읽어두는 것이 도움되는 것 같다. 아무리 객관성을 가지고 있으려고 해도 상황을 읽거나 방향을 제시하는 데에는 저자(또는 연구소)의 정치/경제/사회분야에 대한 편향성이 존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점을 감안하고 읽는 것은 중요할 것이겠지만.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모두가 경제상황이 안좋았고 그 기조가 유지될 거라는 것은 좀 놀랍기도 했다. 특히나 일본 경제의 부진이 생각보다 뿌리깊고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은 좀 의외이기도 했고. 울나라 산업분야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라 어떻게 말을 못하겠지만, 신자유주의 기조와 함께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를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는 숙제가 될 것 같다.

날짜: 2012.1.20
저자: 이원복 저.그림
출판사: 김영사
이미지: 예스24
정가: 11,900원

1편이 와인 전반적인 사항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2편은 나라별 와인의 특성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한국에서 와인을 사러 가면 주로 칠레, 호주산이 가격 덕분에 사기 때문에 두나라의 생산량이 매우 많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책에서 실제 생산량 기준으로 하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미국, 아르헨티나, 호주 순서이고, 정작 칠레는 10위 이내에도 있지 않다는 것이 좀 의아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즐기고 있는 무스카토/무스카토 다스티 품종이 세계적으로 많이 생산되는(즐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신기하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무스카토 품종의 와인이 매장에 별로 없는 현상이 이해되기도 했지만...

그리고, 오대호와 토론토 사이 지역의 캐나다를 지나면서 와이너리를 꽤 많이 봤었고, 그곳에서 유명한 아이스와인을 빼고서도 맛도 제법 괜찮은 편이어서 캐나다 와인도 어느정도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책에서는 전혀 다루지 않아 예상 밖이기도 했다.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들로는, 세계 음모론의 중심에 서 있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와인 세계에서도 10대 프랑스 와인 중 하나인 샤토 무통 로쉴드(Rothschild)의 이름 내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를 뒤에서 지배하는 그 가문이 와인계도 지배하고 있다는 말이었던가.

그리고, 2년 정도 서식했던 지역인 투산이 미국 내 와인 생산지로 어느정도 지분이 있는 곳이라는 것 또한 신기했다. 그곳이 사막 한가운데 있어 강우량은 좀 있지만 강렬한 햇빛덕분에 매우 건조한 날씨가 유지되는 더운 곳인데, 조금 떨어진 소노이따 같은 곳에 와이너리가 있다는 것이 좀 우습게 생각되었는데, 미국 와인을 다루면서 거론될만큼 유명한 곳이었다니... 로컬 와인을 좀 더 마시고 살았어야 했나 싶었다.

날짜: 2012.1.16
저자: David Orrel 저, 김원기 역, 우석훈 해제
출판사: 행성:B웨이브
이미지: 예스24
정가: 18,000원

원제는 경제학과 신화라는 단어를 합한 Economyths인데 한글판의 제목은 경제학 혁명이라는 조금은 더 과격해 보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신자유주의라는 단어를 가지고 온 현재 경제학의 주류를 이끌고 있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대신 대안으로서의 몇가지에 대한 제안 정도만 있는 한계는 있지만, 읽기는 쉽지 않았지만 꽤나 재미있었던 책이다.

다른 사회과학과는 달리 이런저런 상황에 대한 가정을 하고, 수요와 공급이라는 두 선에서 시작하여, 각종 현상을 수식으로 설명해 내는 것이 경제학인데, 저자는 이것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왜 경제학은 물리학 등 과학, 공학의 영역과 유사하게 수식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반대로 물어보면, 왜 경제학은 다른 사회과학과는 달리 수식으로 설명해내고 있는가?라는.

그 질문의 연장선상에서 복잡계 경제학, 페미니즘 경제학, 생태 경제학 등 각종 다른 대안을 꺼내서 비교검토해보고 있다. 다만, 복잡계 이론 자체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분야인데 그것에 대한 별도의 설명없이 바로 경제학에 대입해서 검토하기 때문에 읽으면서도 '아~~ 어렵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책에서 얘기했던 내용의 상당수를 잊어버리게 될 것이지만, 어쨌든 이 책에서 제기했던 여러 논거들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한동안 고민거리가 될 것 같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경제라는 것이 정치에서 자유로운가, (투자)은행은 좋은 시절에는 정부개입 최소화를 요구하다 힘드니까 바로 정부지원을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개입 최소화를 요구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냉전기간에 정부의 연구지원으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등등이 있고, 거기에 추가하면 신고전학파의 논리대로 발전해 온 현대 경제가 과연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사람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는가라는 질문까지 있겠다.

날짜: 2012.1.6
저자: 유시민
출판사: 돌베개
이미지: 예스24
정가: 14,000원

학생운동 이력은 알지 못했고,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는 책으로 저자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으며, 이후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분으로 기억하고 있다.

다만, 본인도 책에서 이야기했듯이 '옳은 소리도 싸가지없이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으면서...

2009년 3월에 초판이 나왔으니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1년간 한국사회의 변화를 보면서, 헌법 조문을 적용해 봤을 때 아쉬운/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들이 정리되어 있고, 참여정부 기간 동안 국회의원/보건복지부 장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있는 의사결정의 이유와 그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책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모든 법의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헌법인데, 몇 번 읽어보고 해설을 보긴 했어도 조문 하나하나를 제대로 이해해서 실제 법률의 집행/판단에 있어 근거로 삼지는 못하고 있는 처지이기 때문에 단편적이라도 그 조항들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2부를 읽으면서 유시민이라는 사람이 어떤 고민과 생각을 거쳐 표현을 하게 되었는지, 참여정부의 정책 결정에는 어떤 고뇌가 있었는지 이해하기에는 좋은 기회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장하준 교수에 대한 글 등을 보면서 그가 왜 적을 많이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날짜: 2012.1.5
저자: 이원복 저.그림
출판사: 김영사
이미지: 예스24
정가: 11,900원

이전에 읽었던 것 같기도 한데, 와인 분야가 외국어가 난무하고 프랑스로 가면 외우기도 힘든 각종 농장 이름이 많아서 읽는 내내 처음 보는 책을 접하는 느낌이었다.

한국에도 와인이 예전보다는 많이 대중적인 술로 바뀌었고, '신의 물방울 같은 만화책이 대중화를 좀 더 가속화하지 않았다 싶다.

와인에 대한 지식을 만화로 구성하여 예전의 '먼나라 이웃나라' 처럼 쉽게 와인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다는 면에서는 좋은 책이긴 하지만, 이전의 책에서 느꼈듯이 이원복 화백과는 시각이 다르기에 좀 불편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와인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효되는지, 어떻게 해서 단맛을 가지는지에 대한 좀 있으면 잊어버리겠지만 체계적으로 이해했다는 것이 큰 소득이었던 것 같고, 까르베네 쇼비농이 왜 입맛에 맞는지, 개인적으로 좋아라하는 포트 와인이 어떤 이유로 주정강화 와인이라 불리는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화이트 와인중에 잘 찾게되는 무스카토는 품종의 설명에서 없었던 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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