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으로 이야기하면, 김우식 이사장님이 인생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담고 있으며, 어떻게 살고 계신지를 담은 책이다. 40년 생이니 연나이로 해도 85세이신데 지금도 정정하게 활동하시는 것을 보면 대단하시다 싶은데, 그 분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왔고 어떤 생각으로 살고 계신지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공과대학 교수이셨지만 책 중간중간에는 시를 많이 인용되어 있어 공대 특유의 딱따함이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고, 어린 시절에 대한 초반을 읽으면서는 그 시절을 얼마나 그리워하시고, 가족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셨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창의성, 리더십, 복지, 인간관계, 명상 등 여러가지를 한번씩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특히 '배운 것은 즉시 잊고, 받은 은혜는 오래오래 기억하고 감사하자'라는 말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비슷하게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잘 알고 있기에 그런 것 같다.
젊은이에게 삶을 대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한 8개 키워드(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에 대해 강연 형태로 정리했기 때문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해보면서 어렵지 않게 읽어볼 수 있다.
좀 더 어렸을 때에는 저자와는 다른 형태로 인생을 바라봤기 때문에 많은 이견을 제기했을 것 같은데, 이제는 대부분 공감하는 상황이 되어서 내가 이런 강의를 한다고 생각하고 정리해봐도 이 책만큼 잘 정리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르페 디엠이라는 문구를 현재를 즐기라는 쾌락주의를 상징하는 문구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자는 현재에 집중하고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었다. 즉, 현재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권위를 이야기하는데 문턱 증후군을 가져오다 보니 한쪽으로 쏠려버렸다는 느낌과 소통의 중요성은 잘 이야기했지만 마지막에 7 word rule과 같이 극단적으로 축약하는 형태를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훈련방법으로 소개하는 것은 저자가 광고업계에 있다는 점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고, 시간이 지나 스스로의 생각이 바뀌면 책에 대한 느낌이 계속 바뀌어 나갈 그런 책이 될 것 같다.
날짜: 2025.4.16. 저자: Sarah Wynn-Williams 출판사: Flat Iron Books 이미지: Amazon 정가: USD32.99
페이스북에서 공공정책을 담당했던 저자가 7년 간의 페이스북 경험을 에세이 형태로 쓴 책이다. 최근 읽은 몇 권이 무거웠던 탓에 이런 가벼운 책이 필요해서 계속 읽게 되었다.
뉴질랜드 출신으로 외교관, UN 경험이 있던 저자가 페이스북의 경험을 이야기하는데, 책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저자가 가졌던 긍정적이지 못한 경험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창업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기업 수준의) 스타트업의 의사결정 구조, 창업공신 인맥 중심으로 주요 업무 담당, (특히 중국) 이용자 확대를 위한 무리한 회사 정책 변경 등을 공공정책 담당자의 입장에서 잘 보여주고 있으며, 갑질,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이야기 될 수 있는 에피소드, 출산 휴가 중 조기 복귀 강요 등 밖으로 보이는 모습과 다른 내부의 모습을 잘 나열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플랫폼이 되고, 전세계를 상대로 서비스하게 성장하고, 정보공유, 뉴스 전달 체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존재로 본다면 도전적으로 수용가능한 요소도, 외교부, UN 등 기반이 다져져 있는 조직에서 일하다 보니 전통적인 체계의 시각에서 스타트업의 상황을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 같고,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어서 그 과정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에서 미얀마의 로힝야 족 대상 폭력에 대해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이 영향을 미쳤다고 비판하면서 AI의 문제를 제기하는 데 예를 들었는데, 여기서는 미얀마 대상 관리체계(인력, 시스템 등) 부족으로 페이스북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하라리는 조회 수, 관심을 늘리기 위해 알고리즘이 폭력 상황을 유도하게 되었다고 보고 있지만, 저자는 의사결정자의 관심 부족, 게시물 담당자의 동조(내지는 방관) 등 관리체계의 문제와 군부의 허위계정 활용한 선동 등으로 벌어진 상황으로 보고 있었다.
저자: Nassim Nicholas Taleb 저, 김원호 역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19,800원
저자가 인세르토(라틴어로 불확실성을 의미) 시리즈로 말한 책 5권(행운에 속지 마라, 블랙 스완, 블랙스완과 함께 가라, 안티프래질)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책이다. 그 중 블랙스완, 안티프래질을 읽었는데 시간이 많이 지나, 책이 읽기 많이 어려웠던 기억이 있었는데 다행히도 이번 책은 상대적으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작의 이야기를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깊이 들여다보는 형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저자의 신선한 시각에 많이 자극을 받았고, 다 읽고 나서는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제에서 이한상 교수가 책의 중심주제를 '위험을 감수하고 사업에 뛰어들어 돈을 벌어서 타인을 위해 쓰며 나 자신보다 더 큰 존재를 위해 자신의 이익이나 행복을 기꺼이 희상하라'는 말로 잘 정리했는데, 책을 읽으면서는 공감했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궁금함이 생기기도 했다.
책임을 가지고 직접 사업을 하는 사람을 인정하는 시각은 좋지만,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공정하지 못한 판단이 있을 수 있어서 관료제, 사법체계 등 객관적 제3자가 역할을 하게 만든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들과 학자를 현실세계와 분리되어 책임을 가지지 않기 때문에 비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으로 묶어서 정리된 것은 납득이 되지 않았다.
현실에 책임을 가지는 사람은 단순한 해법을 추구하고, 위험이나 책임을 회피하려는 사람은 복잡하고 중앙화된 해법을 추구한다는 이야기와 돈을 벌면 이익을 유지하고 실패하면 다른 사람이 (세금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블랙 스완을 일으킨다는 밥 루빈 트레이드 이야기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을 했고, 그 자신이 이 깨달음으로 큰 부자가 되었기 때문에 제시하는 이야기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이해하고 있는 세상과는 접근 방식부터 다르기 때문에 사고 체계를 바꿔야 될 상황이어서 de jure standard가 아닌 de facto standard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된 기분이었다.
어쨌든 저자가 이 논리로 투자에 성공한 사람이기 때문에 제한된 환경에서만 나타나고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중간 범주의 리스크를 수용하고, 어디에든 나타날 수 있고 복합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극단 범주의 리스크는 반드시 회피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해볼까라는 호기심은 생기게 되었다.
날짜: 2025. 3. 28. 저자: Steven Levitsky, Daniel Ziblatt 저, 박세연 역 출판사: 어크로스 이미지: 예스24 정가: 22,000원
2018년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쓰고, 5년이 지난 2023년에 출간한 책이다. 전작에서 외국의 사례를 많이 다루고 원론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하면, 이 책에서는 미국의 사례를 더 이야기하고 조금 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비교되는 점이다.
선거인단이라는 제도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고, 연방대법관은 종신제이고, 상하원의 양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등의 모습이 민주주의라는 체제의 기틀을 다진 나라에 있는 고유한 시스템으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헌법이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 바뀌는 것인만큼 이런 제도 또한 시대에 맞는 적절한 제도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책에서 가장 큰 주제는 '국민에게 절반 이상의 표를 받은 당은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인데, 현재의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미국이 공화당, 민주당이라는 양당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 시스템의 문제로 이득을 보는 곳은 공화당이고, 손해를 보는 곳은 민주당이기에 민주당에 유리하게(적어도 불리하지 않게) 되도록 헌법이나 제도를 바꾸자는 이야기가 되는 것 같다.
저자의 마지막 제안 15가지를 보면서, 아직 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객관적인 선거관리기구가 없고, 투표권을 가진 사람에게 자동으로 투표 등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의외이기도 했다. 오래된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유산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미국의 공화당, 민주당 양당제를 생각하면 책 제목에 minority라는 소수라고 표현되어 있지만 50%에서 10%를 가감한 40% 내외의 세력을 뜻하는 것이지, 군주제와 같이 특정인 내지 몇명이 나머지 다수를 지배하는 것에 대한 논의하는 내용은 전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