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7. 4. 7.

저자 : Yuval Noah Harari 저, 조현욱 역, 이태수 감수

출판사 : 김영사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2,000원


이전에 읽었던 총균쇠와 비슷한 흐름의 책이지만, 다른 시각으로 호모 사피엔스라 불리는 인류의 역사를 잘 정리한 책이다.


오랜만에 두꺼운 책을 읽게 되어 이상하게 진도가 나가지 않아 힘들기도 했지만, 몰랐던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과 인류사에 대한 신선한 시각 덕분에 책을 읽는 재미는 매우 쏠쏠했다.


지금 당연히 믿고 있는 언어, 국가, 민족주의, 종교 등을 사람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것을 인지혁명이라 부르는 것이 1장을 읽으면서 가장 신기하게 받아들인 것이고, 특히나 국가, 민족주의, 종교와 같은 것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지만 한번도 그러리라 생각을 안했던 것이라 많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면서 비슷한 시기에 있었던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다른 인류와 비슷한 존재들을 모두 없애버리고, 이후에는 제국주의의 확대 과정에서 다른 대륙에 살고 있는 사피엔스를 멸망 또는 거의 멸망시키는 과정이 있었다는 것이, 인류가 참으로 잔인한 존재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안정적으로 살기 위하여 채집생활을 그만 두고 농업을 시작하는 농업혁명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삶의 질 측면에서 더 나쁜 수준으로 바뀌었을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또다른 충격이 있었다. 이동을 해야 되지만 짧은 시간의 노동으로 먹고사는 데 문제가 없는 채집생활이, 한곳에 정주해 있기는 하지만 하루종일 노동을 하고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만 사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시각은 참으로 신선했다.


책을 마무리하면서, 행복이라는 가치에 대해 절대성과 상대성을 이야기하는데,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로 이야기되는 부탄에서 지금까지 밖에서 살아온 내가 과연 행복하다고 느낄까를 생각해보면 회의적이기에 저자의 시각에 많이 공감되었다.


역사의 갈림길을 거쳐 지금까지 온 인류의 역사를 지금 보기엔 쉽게 이해되지만 그 당시에는 판단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절대 동의하며, 현재와 미래를 좀 더 깊고 다루고 있을 이 책의 후속편이라 볼 수 있는 Homo Deus가 이미 해외에서는 발간되었다 하니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을지 기대된다.

날짜 : 2016. 5. 26.

저자 : 강준만 저

출판사 : 인물과사상사

이미지 : 예스24

정가 : 13,000원


책을 많이 쓰고,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관된 논리로 이야기하는 저자의 한국사회에 대한 책이다.


계약서 상예 반복되어 나타나는 계약 당사자를 간단하기 부르기 위해 사용되는 갑,을,병,정 등의 용어가 일상화되면서 갑을관계라는 말이 만들어졌고 작년에는 갑질이라는 말과 함께 갑질논란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되었다.


여기서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관존민비에 연원을 두고 갑을관계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그 역사와 갑을관계의 사생아로 브로커의 역사, 선물의 역사와 을의 반란으로 시위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갑을관계를 편협하게 해석하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이 책에서는 갑을관계를 너무 폭넓게 해석하고 매우 넓은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갑을관계로 끌어와서 설명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갑질에 시달려온 을의 반란으로 시위의 역사를 이야기하는데, 개인대 개인의 관계로 주로 발생하는 갑을관계의 이야기에서 너무 큰 두 집단의 관계인 시위를 가져오니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그랬다. 한국인이 갑을관계에 중독된 이야기를 하다 반탁시위도 갑질에 대한 반란이라는데 미군정이 갑질을 한 것인지 조금은 어리둥절하게 느껴져서 그렇다.


어쨌든, 업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당한 갑을관계가 아닌 서비스 제공자에게 하는 무리한 요구, 업무관계 이상의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일 등 상식적이지 않은 인위적인 갑을관계는 작년부터 논란이 되어온 것처럼 사회 구성원의 논란과 합의를 거치면서 성숙해지지 않을까 싶다.


날짜 : 2016. 3. 16.

저자 : Walter Isaacson 저, 정영목, 신지영 역

출판사 : 오픈하우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5,000원


단순한 혁신가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고 책을 골랐지만, 영어 원제에 있듯이 디지털 혁명을 이끈 혁신가에 대한 이야기를 연대별로 정리한 책이다.


예전에 배웠던 컴퓨터 공학 개론 교재의 11판(최신은 12판)에서 6페이지 정도 할당된 내용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고, 교재의 흐름과 책의 흐름이 조금은 비슷해 보였다.


컴퓨터라는 개념이 나오기 이전에 아이디어가 무르익으면서 논리적 토대가 된 배비지, 에이다부터, 컴퓨터라기 보다는 계산하는 기계(computer)에 가까운 (디지털/아날로그) 기계를 만든 배니버 부시(미분해석기), 앨런 튜링(콜로서스), 하워드 에이킨(마크I), 존 빈센트 아타나소프, 콘라드 추제(Z3) 등의 인물과 ENIAC을 만든 존 모클리, J. 프레스퍼 에커트, 그리고 프로그램 저장 방식이라는 이론을 제공한 존 폰 노이만, 그 개념을 적용하여 개발된 EDVAC, 모클리와 에커트가 창업하여 개발한 UNIVAC 등의 이야기와 하드웨어 중심의 역사에서 다루지 않았던 초기 프로그래머인 그레이스 호퍼, 진 제닝스, 베티 스나이더 등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이후에 트랜지스터, 반도체, 마이크로칩 등 컴퓨터 발전에 큰 영향을 준 부품과 인터넷의 아키텍처, 프로토콜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애플, IBM PC로 이어지는 PC의 시대와 웹 시대의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여기에서 메인프레임, 미니컴퓨터, 유닉스 서버로 이어지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는 것은 조금 아쉬웠고, SW도 좀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지 않았나 싶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이런 역사를 이야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어떤 혁신가들이 각 역사의 단계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그들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를 들여다 보는 것이 책의 목적이고, 그런 측면에서는 재미있게(어찌 보면 조금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볼 수 있었다.


IBM 왓슨의 인공지능 전략에서도 나왔지만, 이번 알파고와 바둑 경기에서 나왔던 인공지능이 사람을 따라잡고 정복할지도 모른다는 디스토피아(내지는 인공지능에 대한 과다한 유토피아)적 상상보다는,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우수한 계산영역에서 사람을 보완하는, 인간과 동반 관계와 공생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은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지금 인공지능의 발전 추이와 디스토피아적 우려는 1950년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고, 20년쯤 뒤에 현실이 될거라고 그때부터 계속 얘기되어 온다는 것이 재밌었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연구된 35년의 세월로부터 얻은 주된 교훈은 어려운 문제는 쉽고 쉬운 문제는 어렵다는 인지과학자 스티븐 핑커의 얘기 또한 의미심장했다.


어쨌든, 나중에까지 기억은 못하겠지만 지금 편리하게 이용하는 컴퓨터 산업이 발전하는 데 있어 역할을 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한 번 정리해 봤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었고, 혁신이라는 것이 혼자 하는 것 보다는 조금은 성향이 다르고 전문분야가 다른 이들이 모여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나타나고 발전하는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소득이 아닐까 싶다.


날짜 : 2014. 10. 10.

저자 : 김중태 저

출판사 : e비즈북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2,000원


나름 초기부터 인터넷을 써왔다고 생각은 했지만, 인터넷, IT, 컴퓨터 전반에 대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한다고 생각하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었다.


특히, PC통신 시절도 아닌 인터넷을 쓰기 시작한 이후에 나온 홈페이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보관하는 곳은 정확히 모르겠고 archive.org라는 외국 사이트를 가야 볼 수 있는 것만 봐도,


우리나라 사이트는 최신성은 앞서 나가는 것이 맞지만 옛날 모습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름 이 분야에 대해서는 보고 들은 것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펀치카드나 그 이전 시절에 있었던 파콤, 성기수 박사, 이만영 박사 등은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말이었고, 이름만 들어봤던 CDC, CDK, 유니백, 공병우 박사 등과 초기 컴퓨터 발전과 연계를 전혀 못해봤던 KIST, 한국생산성본부, KCC정보통신의 역할 등 모르고 있던 내용이 많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과거의 내용을 모으고 정리하는 것이 그리 활발하지는 않기에, 이렇게 자료를 모아 정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이 되어 책을 읽는 내내 저자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나온 지 5년이 되었는데 10년 정도 단위로 IT사를 정리해 보면 그것 또한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날짜 : 2014. 1. 14.

저자 : 김경집 저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2,000원


인문학을 주제로 해서 철학, 종교, 심리학, 역사, 과학, 문학, 미술, 음악, 정치, 경제, 환경, 젠더라는 11개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도울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각 분야의 마지막에는 좀 더 깊이있는 이해를 위한 추천도서 목록과 이유까지 있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의 심화학습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저자의 시각에 대한 동의, 반대 여부를 차치하고라도 저렇게 다양한 분야에 대한 나름의 이해와 견해까지 가지고 있을만큼 공부를 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대단하다 싶을 정도였다.


책에 나온 분야 중 특정한 내용 하나만으로도 책이 한 권 나올 정도이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깊을수는 없지만, 하나의 시각으로 서로 어울리기 쉽지 않은 여러 분야를 인문학이라는 틀 속에서 묶어서 정리한 것만으로도 큰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어설프게라도 내용을 아는 분야는 조금 더 많은 내용을 다룰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고, 특히 문학, 미술, 음악 분야는 다룰 분야가 매우 넓은데 특정 내용 중심으로 들어가서 좀 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날짜 : 2013. 4. 17.

저자 : 전종수 저

출판사 : 커뮤니케이션북스

이미지 : 예스24

정가 : 23,000원


요즘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게임 중독에 대하여 정리한 책이다. 제목에 셧다운제가 있긴 하지만 그것이 책의 주요 관심사는 아니고 주로 게임 중독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하여 많이 고민하고 있다.


도입부에 게임의 역사를 간단히 정리하면서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갤러거를 같은 게임으로 한 것은 저자가 예전부터 게임을 즐기지 않았거나 나이가 비교적 젊은 사람이어서 생긴 실수가 아닌가 싶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중독이나 게임 중독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이야기하고, 중독자가 몇백만명에 사회적 비용이 몇조라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작 학계/의학계에서는 게임/인터넷 중독에 대하여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조금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게임을 즐기는 것과 중독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사실만을 추구하는(이라고 쓰고 보수적이라고 읽어야 할) 학계에서 항구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약, 도박, 알콜같이 중독현상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 것과 게임/인터넷 중독 현상을 비교 연구해서, 게임/인터넷 중독이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 등을 연구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게임 중독이 비교적 최근 현상이라 이야기하지만 짧게 보면 10년 길게 보면 30년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짧다고 하는 것은 조금 이상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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